"이제 실적 걱정은 끝났다. 앞으로는 상승이다." 14일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된다. 그동안 실적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급락했지만,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기대이상이라는 반응이다. 원.달러 환율의 약세와 내수침체 등의 악화된 경영환경과 직원들에 대한 특별보너스로 7천억원이 지급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1조5천억원의 영업이익은 "놀라운 수준"(골드만삭스)이라는 평가다. 이날 마이너스에 머물던 삼성전자 주가가 실적이 발표된 이후 수직 상승,6.1% 급등하며 47만1천5백원으로 치솟은 게 시장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숫자로만 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분기에 비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시장에선 이게 바닥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대부분 증권사가 올 1분기 영업이익을 2조3천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반도체 밀고,휴대폰 끌고.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떠받친 일등공신은 반도체 사업이다. 반도체 사업은 4분기 전체 영업이익(1조5천3백억원)보다 많은 1조6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사업에서 DDR2 및 5백12Mb(메가비트),90나노 공정으로의 교체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모바일 위주의 수요가 늘어나고 낸드플래시의 경우 응용제품별 고용량화 및 3G(세대) 휴대폰 및 카메라폰용 수요 확대 등으로 성장률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D램의 소폭(0.6%) 공급 초과 등으로 올해 메모리 부문 매출은 4조4천억원으로 작년 대비 6% 감소하는 반면 성장 시장인 시스템LSI 부문은 1조5천억원으로 1백7%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4분기에 실적 둔화세가 완연했던 휴대폰을 중심으로 한 정보통신 사업은 올 1분기에 화려하게 되살아날 것으로 평가된다. 작년에 재고 조정과 올림픽 등을 겨냥한 판매관리비의 증가로 3%선에 머물렀던 영업이익률이 올 1분기부터는 15%로 증가할 것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밝혔다. 문제는 LCD 사업에 있다. 올 하반기 이후 시장 상황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LCD 사업이 올해 삼성전자 실적의 향배를 결정하는 방향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올 3월부터 세계 처음으로 7세대 LCD 라인 가동에 돌입,대형 LCD TV 시장의 본격적인 확대를 주도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더욱 높여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올 중반부터는 공급 과잉이 풀리면서 시장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도주로 재부상 예고 민후식 동원증권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예상 외로 좋게 나오면서 삼성전자의 실적과 주가 바닥이 시장에서 확인된 게 큰 수확"이라며 "이날 주가 급등은 삼성전자가 주도주로 다시 복귀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외국인도 이날 삼성전자를 6백1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날 외국인 전체 순매수 규모의 30%에 달한다. 정창원 대우증권 팀장은 "휴대폰 부문의 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작년 말 특별보너스와 같은 1회성 경비의 지출이 없어진다는 점에서 향후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올 1분기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은 투자심리를 호전시키는 효과가 있어 결국 종합주가지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주현·장경영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