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이 노조 조합원에 대해 사업본부별 경영실적에 따라 차별화된 임금인상률을 적용하기로 했다.
SK케미칼은 그동안 4백90명 생산직 노조 조합원에 대해 근무연수에 따라 매년 일률적으로 임금인상률을 적용해왔다.
SK케미칼은 14일 "내년부터 사업본부별 경영성과 및 노동생산성에 따른 차등임금 인상률을 적용키로 노사가 임·단협에서 합의했다"며 "해마다 임금협상 시즌만 되면 노사가 임금인상률을 놓고 얼굴을 붉히고 파업까지 강행하기도 했지만 더 이상 그런 모습은 보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SK케미칼에는 4개 사업부문의 9개 사업본부가 있다.
따라서 새로운 임금결정 방식이 시행되면 9개 사업본부에 적용되는 임금인상률이 각각 다르게 된다.
실적이 나쁜 사업본부의 경우 전년보다 깎인 임금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예컨대 유화수지사업본부가 정밀화학사업본부와 비슷한 액수의 인건비가 나갔지만 영업이익이 더 많을 경우 유화수지사업본부 소속 근로자의 임금인상률이 정밀화학사업본부보다 높게 책정된다.
다만 시간외수당은 적용대상에서 제외돼 별도로 계산된다.
비노조원은 지금처럼 연봉으로 임금이 책정된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 실적을 토대로 오는 2006년 임금인상 때부터 차등성과급 제도를 적용할 계획"이라며 "사업본부별 차등 임금인상률은 논란의 여지가 없도록 노조와 협의해 공식처럼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SK케미칼은 △올해 임금 동결 △인원증가 없는 4조3교대 실시 △희망퇴직 등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배제하는 고용 보장 등에도 합의했다.
현행 '3조3교대제'를 '인원증가 없는 4조3교대제'로 가려면 인원이 지금보다 90명(25%) 정도 더 늘어나야 하지만 생산성 향상을 통해 추가 인력은 뽑지 않기로 했다.
이 회사 노창범 노조위원장은 "기업경영은 노사가 따로 없다"며 "기업은 한마음으로 목표를 향해 전진해 나가는 생물체이며 사회적 유기체로,SK케미칼의 모든 구성원은 생존과 성장을 위해 함께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최재황 정책본부장은 "제조업에서 노조 조합원의 임금을 차등 적용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이는 기업의 성장을 이끌어내려는 경영층과 최대한 고용안정을 보장받고자 하는 노조간의 이해가 일치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