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원군 오창면 오창과학단지 안에 있는 에코프로(대표 이동채)는 요즘 한창 뜨고 있는 부품소재 전문기업이다. 이름 없는 중소기업에서 대기업까지 사업이 된다 싶으니까 모두 뛰어들고 있는 게 소재업계다. 그러나 생각처럼 녹록지 않은 게 이 업계의 특징이다. 기술개발이 생각처럼 쉬운 게 아닌 데다 투자기간이 길어 중도 탈락하기 십상이다. '정글'이나 다름없는 소재업계에서 에코프로는 작지만 의미있는 족적을 하나둘 남기고 있다. 1998년 창업한 이 회사가 생산하는 품목은 촉매·흡착제,화학필터,나노카본 볼(NCB·탈취제),2차전지 소재 등이다. 촉매·흡착제는 반도체 식각공정 등 클린룸에서 생기는 암모니아 아황산가스 등 화학성분을 흡착·제거하는 소재로 에코프로가 국산화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화학필터는 알루미늄 등 금속산화물계 물질을 활용한 무기물 이온교환 방식으로 수입품보다 50% 이상 싼 데다 수입대체 효과와 함께 수출 유망 품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개발한 NCB는 탈취제로 만들어 LG생활건강과 LG전자 등에 납품하고 있다. 삼성SDI 제일모직과 손잡고 개발 중인 2차전지 소재는 산업자원부가 선정한 '차세대 10대 성장동력' 중 하나다. 배터리의 성능을 지금보다 30∼40% 향상시키는 매머드급 사업이다. 에코프로는 이처럼 굵직굵직한 프로젝트에 참여,기술력과 브랜드를 알리면서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1백28억원에 이어 내년에는 2백5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종업원 30명의 중소기업이 정글 속을 잘 뚫고 나갈 수 있는 것은 위험과 기회를 분산하고 공유하는 경영전략에서 비롯된다. 이 회사 이동채 대표는 "중소기업이 기술개발과 판매 등을 모두 할 수는 없다"며 "좋은 기술도 전략이 없으면 사장된다"고 강조한다. 에코프로는 그간 기술개발 과정에서 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요업기술원 등과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거나 LG 삼성 등과 '2인3각'의 협업에 나섰다. 대기업과의 협업은 대기업의 기술테스트 능력과 영업력에 상당부분 기대면서 독자적인 사업영역을 강화해 나가는 방식이다. 중소기업으로서는 드물게 박사급 인력 3명이 기술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데다 매출액의 5% 정도를 꼬박꼬박 연구개발(R&D)에 쏟아붓고 있는 것도 이 회사의 강점이다. 종업원의 3분의 1이 기술개발 파트에서 일한다. 공인회계사 출신인 이 대표는 "3년 전부터 회계법인으로부터 외부감사를 받고 있다"며 "오는 2006년에 회사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043)218-7774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