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춘천시 남이섬의 메타세콰이어 길. 일본에 '욘사마 열풍'을 불러일으킨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무대다. 한눈에 일본사람임을 알 수 있는 중년 여성들이 삼삼오오 몰려 다니며 기념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겨울연가'의 주인공들이 교복을 입은 채 데이트를 즐기던 장면을 재연하는 듯 쌍쌍자전거 페달을 밟는 이들도 눈에 띈다. 드라마 주인공이 첫 키스를 나누던 벤치와 이들의 실물 크기 입상 주변도 온통 일본인들이다. 남이섬은 일본의 욘사마 열풍으로 인한 관광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올 들어 11월 현재까지 8만6천9백여명의 일본 관광객이 남이섬을 찾았다. 이곳을 방문한 전체 외국인 관광객 중 36%에 해당한다. ㈜남이섬의 고대성씨는 "'겨울연가'가 일본 지상파 방송을 타면서 일본 관광객이 급증,올 들어 남이섬을 찾은 일본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 3월까지 1주일에 세 번 20명씩의 일본인 숙박관광단을 예약받아 놓았다"며 "1시간30분 정도 머물다 갔던 관광패턴에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춘천시 소양로 1가의 '준상이네 집'도 일본에서 찾아온 욘사마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지난 6월23일 문을 연 이곳에는 하루에 보통 6백∼7백여명,많은 날은 9백명을 헤아리는 일본 관광객이 줄을 잇는다. 10평 크기의 방에는 '준상'이 사용했던 피아노와 소파 테이블 전화기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 관광객들은 이들 소품을 이용해 기념촬영을 하고 피아노로 겨울연가 주제가를 연주하며 저마다 드라마 속 분위기에 빠져든다. 춘천고교 담벼락도 함께 온 사람의 등을 밟고 올라 담을 넘으며 즐거워하는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이 같은 '욘사마 효과'는 한국을 찾는 일본 관광객을 크게 늘려 놓았다. 올 들어 10월까지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모두 1백99만2천여명.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54만6천여명(37.8%) 증가했다. 아태경제협력체(APEC) 역내 관광객의 1인당 지출액(1천19달러)을 감안하면 이 기간에만 5천9백여억원의 경제효과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