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외국인대주주인 소버린자산운용간의 힘겨루기가 재연되면서 증시에서 인수합병(M&A) 및 지주회사 관련주가 또 다시 들썩거리고 있다.
1년전 상황이 다시 반복되는 분위기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SK-소버린간 경영권 분쟁이 촉발되면서 지주회사 및 M&A와 관련된,이른바 '소버린 테마주'가 크게 움직인 것 처럼 이번에도 비슷한 양상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소버린측의 정관 개정을 위한 임시주총 개최 요구가 무산되더라도 양측간 경영권 분쟁은 내년 초 정기주총까지 이어질 공산이 커 관련 테마주의 움직임이 당분간 증시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로 등장할 것이란 지적이다.
◆M&A 및 지주회사 관련주 동반 강세
SK㈜는 26일 전날의 강세를 이어가 3.17% 오른 5만8천6백원으로 마감됐다.
증권사들은 지난 3월 정기주총 이후 지분을 매각한 SK측 우호세력들이 이번에도 백기사로 나서 지분을 확보할 경우 주가는 적정주가(6만3천원선) 이상으로 뛸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SK㈜처럼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지주회사들의 주가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코오롱(4.24%)
효성(3.05%)
금호석유(3.97%) 등 중견 그룹 지주사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GS홀딩스(1.31%)
CJ(0.72%) 등도 오름세를 탔다.
동양그룹 지주회사격인
동양메이저의 경우 계열사 흡수합병 소식까지 더해져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이 회사는 시가총액이 자산가치보다 적다는 메리트로 지주회사 테마가 형성될 때마다 급등세를 보였다.
M&A 관련주도 덩달아 뛰었다.
골라LNG로부터의 경영권 위협을 방어하기 위해 백기사를 내세운
대한해운이 2.21% 오른 것을 비롯 대주주의 취약한 지분이 문제가 된
삼성물산도 4.35% 급등했다.
◆사모주식투자펀드 연말 등장도 변수
전문가들은 M&A 및 지주회사 테마주의 강세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계와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은 내년 정기주총에 대비한 전략 마련에 착수할 것"이라며 "의결권 확보를 위해 연말에 세력 다툼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SK㈜를 포함해 삼성물산
현대상선 대한해운 등을 1차 대상 후보로 꼽았다.
연말께 사모주식투자펀드(PEF)가 본격 등장할 경우 지배구조가 취약한 기업이 M&A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관련 테마주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M&A 및 지주회사 테마바람이 불더라도 '옥석가리기'는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승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자산가치가 낮은데도 대주주 지분율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테마주에 편승해 급등하거나 △경영권이 안정돼있어 M&A 가능성이 희박한데도 테마주로 거론되는 기업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