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양강도 김형직(김일성 아버지)군 월탄리에서 지난 8,9일 대규모 폭발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폭발의 성격을 놓고 추측이 분분하다. 정부는 이번 사고의 원인을 미사일 발사 실험중 폭발사고 또는 군수공장 폭발로 압축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정보분석가들은 핵실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히고 있다. 폭발지역이 열차역과 인접해 용천역 참사처럼 낙후된 철도시설로 인한 열차폭발사고일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 정권 창건기념일인 9·9절 전날에 일어났기 때문에 반 김정일 세력의 봉기라는 설도 제기하고 있으나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핵 실험 가능성 희박=대폭발이 일어난 김형직군 월탄리는 중국 국경선에서 불과 20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인데다 산으로 둘러싸인 평균 해발 1천5백km의 고산지대여서 핵실험을 하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핵폭발이 일어나면 반경 50km 지역까지 방사능 낙진이 떨어지기 때문에 고산지대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핵폭발 실험을 위해서는 주변과 고립된 사막이나 바다를 찾아야 하는데 한반도에는 그런 지역이 없다는 것이다. 지하실험이라 해도 어느 정도 거리까지는 낙진이 날리게 마련이고 지진관측기로 진동이 포착되기 때문에 사실상 비밀리에 실험하기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미사일 관련성 대두=폭발사고가 발생한 월탄리 인근 영저동에는 미사일 기지가 있고,산음동에는 병기연구소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번 폭발이 미사일 실험이나 병기연구소 활동과 관련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영저동 미사일 기지'는 폭발지점에서 남쪽으로 9km 떨어져 있다. 미사일이 폭발했다면 이동 중보다는 발사실험 중에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한·미 정보당국은 실제 폭발이 일어나기 하루 전 미사일발사 실험 관련 움직임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이 정권 창건기념일인 9·9절을 앞두고 미사일 발사 시험을 준비하다 폭발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중국과 북한 접경지역에선 화학공장 또는 폭발물을 다루는 군수공장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났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단순사고 혹은 정치공작 가능성=김형직군은 양강도 내 국경지역을 동서로 잇는 철도 교통의 요충지다. 따라서 열차들이 움직이는 과정에서 지난번 용천역 참사처럼 철도시설 낙후와 체제이완으로 인해 폭발사고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인 10월10일에 모종의 조치를 앞두고 국제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고의적으로 폭발을 일으켰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폭발이 북한 정권 창건기념일인 9·9절 직전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북한 지도체제에 반발한 세력이 의도적으로 저지른 사고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