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격 거품 붕괴로 인해 한국 경제가 일본식 장기 불황에 빠질 가능성은 없다고 경제전문가들은 진단했다.

1990년대 초 일본과 현재 한국의 경제 상황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자산가격 하락세가 소비ㆍ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켜 불황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일본은 지난 80년대 부동산 경기가 뜨면서 기업들이 대거 부동산시장에 발을 담갔지만 한국의 부동산 열풍은 가계에 국한됐다"며 "당시 일본은 금융시스템이 낙후하고 부실했다는 점도 한국과의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의 자산가격 하락은 구조적인 요인에서 비롯됐지만 한국은 경기순환적인 측면이 크다"고 진단했다.

다만 "자산가격 하락에 따른 소비ㆍ투자심리 위축으로 경기 회복 지연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경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내 경기 침체는 일본의 장기 불황과 다른 면이 있지만 문제는 경제 기초체력이 일본만큼 강하지 못하다는데 있다"고 지적했다.

안재석ㆍ김동윤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