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잇단 악재와 이에 따른 지지율 추락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국면돌파를 위한 타개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고 김선일씨 피살사건에 이어 한나라당 박창달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당 출신인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의 교수임용 청탁 개입설로 '그로기'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또다시 비례대표인 장복심 의원의 금품로비 의혹이 불거지자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다.

특히 검찰이 이번 사건에 대한 내사에 착수함에 따라 파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

◆돈으로 산 '의원 배지'인가=장 의원과 측근들에 따르면 장 의원은 지난해 11월11일 창당 이후 올초까지 7명의 인사들에게 후원금조로 1백만원 정도씩 전달했다.

이 중 4명으로부터 후원회가 없다는 이유로 되돌려받았고 3명에게는 영수증을 받아 합법적으로 처리했다는 게 장 의원측의 주장이다.

비례대표 22번으로 국회의원이 된 장 의원은 또 창당 후 중앙위원 신분으로 두 차례에 걸쳐 5백만원과 1천만원 등 모두 1천5백만원을 특별당비로 냈고 기부행위가 금지된 지난 3월 당 여성국 당직자들에게 1만5천원짜리 노란 점퍼 10여벌을 제공했다.

장 의원은 2일 "후원금은 대가성이 전혀 없는 돈이며 특별당비는 당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비례대표와는 아무 상관 없는 것"이라고 말했으나 내사에 들어간 사법부가 어떤 판단을 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당이 그동안 투명하고 깨끗한 비례대표 선정을 내세워온 만큼 '금전논란'으로 인한 도덕적 타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당이 이날 진상조사위를 구성,즉각 조사에 들어간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위기 타개 나서=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달 29일 전국의 성인 남녀 7백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 ±3.7%)에서 열린우리당 지지율은 27.6%로 한나라당(27.7%)에 0.1%포인트 뒤진 것으로 조사됐다.

총선 직전과 직후 지지율이 한나라당에 더블 스코어 이상 앞섰던 것과 비교하면 한마디로 '급전직하'인 셈이다.

자연 1박2일 일정으로 2일 열린 중앙위 워크숍에서는 현 국면 타개책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일부 참석자들은 당 시스템 문제와 지도력 부재를 위기의 원인으로 꼽았으나 신기남 의장 등 지도부는 이를 반박하며 "위기의식을 갖고 비상하게 대처해야 하며 초심으로 돌아가 제2의 창당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공직후보 선출에 기간당원의 참여를 보장하고 당직에 대한 당원소환제를 검토하는 등 기간당원 중심의 정당을 건설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재창·박해영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