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choi@hyosung.com 사회 각계각층에 신세대 바람이 불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신임 회장이 과거에 비해 젊어졌다. 비단 금융계뿐만이 아니라,정치권에서도 기존 정치인들보다 '참신한 정치인'을 중심으로 공천이 진행되고 있다. 불법 정치자금 등의 이슈로 기존 정치계가 불신을 받고 정치 신인을 선호하는 바람을 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바람이 한쪽으로 부는 편향된 현상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1999년과 2000년의 벤처투자 바람은 바람의 수준을 넘어서서 벤처 열풍으로 기억될 것이다. 벤처 대박의 환상에 너도나도 코스닥 업체나 신생 벤처에 자본을 투자하는 바람이 전국적으로 불었다. 부동산 투기를 보자. 부동산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는 전제하에 모든 사람들이 기회가 있으면 부동산에 투자하는 바람은 때때로 정부의 규제 정책으로 소강 상태를 유지하기는 하나,우리나라의 멈추지 않는 바람이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흔히 '돈 되는 사업'이면 너도나도 뛰어들어 시장의 혼란과 과잉 경쟁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신용카드 사업도 하나의 예다. 정부의 카드 장려정책에 편승해 회원의 신용도에 관계없이 남발,오늘날 우리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런 현상엔 군중심리적 요소가 다분히 개입돼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일정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그 방향이 옳다고 판단하는 근거로서 우리 사회에 자리잡고 있다. 더욱이 그 흐름에 편승하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다. 즉,논리적이고 차분한 개개인의 가치기준과 판단보다는 감성적이고 열정적인 집단적 판단이 우선시되고 있는 것이다. 사회는 적절한 균형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유행과 같은 현상에 의거해 한쪽 방향으로 쏠리는 사회 현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일시적으로 한 방향으로만 움직일 때 이에 따른 위험성을 항상 경계하고 완충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구축돼야 한다. 정부,정계,학계,재계,노동계,시민단체 등 현대 사회는 다양한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다원화된 사회에서 이 조직들은 동일한 사회 현상에 다른 판단과 의견을 가지고 편향된 바람에 대한 위험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차분한 지성적 판단에 의거해 다원화된 의견이 병존하는 사회구조가 선진사회를 이루는 선결조건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