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같으면 달러화 가치가 하락(엔화 상승)했겠지만 이날은 그의 발언이 무시됐다. 대신 미 고용호전 기대와 조기 금리인상설 등 달러화 강세 요인만이 외환시장에서 부각됐다. 이런 분위기는 3일 도쿄시장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일본의 시장개입이 먹혀들고 있는 점도 시장분위기 변화를 뒷받침한다. 달러화 가치가 장중 한때 1백5.05엔까지 급락하며 1백5엔 붕괴가 임박했던 지난 2월11일 이후 지금까지 일본은 약 3백억달러를 시장에 투입,달러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엔고 저지) 성공했다. 이는 지난 1월 6백억달러의 시장개입에도 불구,달러화 하락세를 막지 못했던 것과 비교할 때 시장의 약달러 세력이 그만큼 약해졌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약달러 종식론마저 제기되고 있다. 경상적자 확대 등의 약달러 요인들은 시장에 충분히 반영됐으며 상대적으로 강한 미 경제의 성장잠재력과 속도를 감안할 때 달러화 하락세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 대장성 차관을 지낸 구로다 하루히코 히토쓰바시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은 일본과 EU에 비해 성장잠재력이 크고 경제회복 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달러화 가치가 올 여름부터는 본격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5일 발표될 2월 미 고용동향이 달러화 약세 종식 여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고용 사정이 호전될 경우 달러화 회복세에 탄력이 붙겠지만 기대와 달리 고용 부진이 지속되면 금리인상설이 잠복하면서 달러화 가치는 다시 하락세로 반전될 수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