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SK(주)주총을 앞두고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잇달아 소버린자산운용측의 제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SK진영에 가세하고 있다. 우리투신 한일투신 아이투신 등 3개 투신운용사는 3일 공시를 통해 SK(주)주총에서 소버린측이 제시한 집중투표제 배제조항 삭제 정관 일부 변경 사외이사 선임 등 안건에 대해 반대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농협CA혼합형30-2호펀드도 이들과 행동을 함께 하기로 했다. 특히 최대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이 SK(주)에 대한 지지를 검토중이어서 주목된다. 이에 앞서 모두 13.7%의 지분율을 갖고 있는 하나 우리 국민 신한 산업 등 국내 은행들은 SK㈜에 대한 백기사 역할을 하겠다고 공언했었다. 반면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헤르메스는 소버린측 지지 입장을 밝혔으며 GMO펀드와 오펜하이머펀드도 소버린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SK측과 소버린의 지지세력 규합을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소버린은 이날 제임스 피터 대표이사(CEO)가 소액주주와 SK㈜ 노조관계자들을 연쇄 접촉했으며 SK측은 국내와 홍콩 등지의 외국인 기관투자가들에 대한 설득작업을 벌였다. ◆국내 공략에 나선 소버린 소버린의 피터 대표는 이날 SK㈜ 노조와 첫 회동을 갖고 "SK㈜가 가지고 있는 SK텔레콤 지분(21.47%)은 매각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버린측이 추천한 한승수 한나라당 의원 등 SK㈜ 사외이사 후보 5명도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상업적 근거가 없이 이루어진 타 계열사 출자와 거래는 단계적으로 해소하겠다"고 언급,보조를 맞췄다. 피터 대표는 이어 SK㈜ 개인투자자인 이모씨로부터 첫번째 위임장을 받는 행사를 가졌고 저녁에는 SK㈜ 주식을 3만주 이상 보유한 소액주주들과 면담했다. ◆해외로 나선 SK SK 역시 소액주주와 기관투자가들에 대한 위임장 권유에 안간힘을 쏟았다. SK㈜ 관계자는 "울산공장 종업원들의 95%가 사측에 의결권을 위임했다"고 전했다. 유정준 전무(CFO)는 이날 홍콩의 은행 등 해외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최근 개선된 기업지배구조 내용을 설명하는 등 표심 잡기를 위해 출국했다. ◆노조 "최 회장 퇴진 유보" SK㈜ 직원 등을 대상으로 3% 의결권 확보에 나섰던 SK㈜ 노조의 임명호 위원장은 "경영 공백 등에 대한 일부 조합원의 우려와 사외이사 70% 확대 등 진일보한 안을 내놓았기 때문에 최태원 회장의 경영일선 퇴진은 1년 정도 유보한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최 회장의 실천 정도를 지켜본 뒤 노조의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일·정태웅·박준동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