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1 23:41
수정2006.04.01 23:44
국내 이공계 석.박사급 고급인력이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자 중소기업들이 해외인력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 중소기업들은 독일 일본 러시아 인도 등지의 해외 고급두뇌를 연구.개발부문의 정규 직원으로 채용하고 있다.
중소기업에 다국적 연구인력시대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중소기업 앞다퉈 외국연구인력 채용=경기 남양주에 있는 고센바이오텍의 연구소장은 독일인 안드레아스 베버씨(39)다.
베버씨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 프라운호퍼 국립연구소에서 7년간 일했던 연구원.
계란에서 특수 기능성물질을 추출해 사업화하는 고센바이오텍이 베버씨를 영입한 것은 그가 이 분야에 첨단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이승진 선임연구원은 "베버 소장은 연구를 진두지휘하는 것은 물론 유럽시장 진출의 가교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구로구에 있는 넷디바이스는 러시아 출신 안톤 제물리아노프(32)와 벨로루시인 드미트리 마스코(32)를 정규 직원으로 채용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석사 출신으로 원격검침시스템을 생산하는 이 회사에서 핵심 개발인력으로 일하고 있다.
네트워크 카메라를 제조하는 아이캔텍은 지난해 인도인 프로그래머를 채용했고 자동차 브레이크 부품을 만드는 한국베랄은 40여년 경력자인 일본인 엔도 가즈오씨(64)를 고용했다.
◇왜 외국 연구인력인가=중소기업이 외국 인력을 채용하는 주된 이유는 첨단기술을 이전받아 기술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또 국내 우수인력들이 중소기업 취직을 기피하거나 취업하더라도 고임금을 요구하는 것도 외국인력 채용을 부추기고 있는 요인이다.
독일 일본 등 일부 선진국을 제외한 러시아 인도 동유럽 등지의 해외 인력들은 오히려 국내 인력보다 임금이 낮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채용한 외국 연구인력의 평균 연봉은 2천만∼2천5백만원이다.
이들 가운데 47.7%가 석사 이상의 학력자인데도 인건비만 비교하면 국내 인력보다 낮은 셈이다.
대신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들에게 주택을 제공한다.
중소기업이 외국 연구인력을 채용하면 중진공으로부터 보조금도 받을 수 있다.
일반 제조업의 경우 월 1백30만원,IT(정보기술) 분야는 월 80만원씩 6개월동안 보조한다.
◇얼마나 들어와 있나=중진공의 외국연구인력 지원프로그램에 의해 중소기업이 채용한 외국 인력은 이 사업이 시작된 2001년 42명에서 지난해 2백57명으로 늘었다.
올해는 2백70명에 이를 전망이다.
여기에 다른 경로를 통해 들어온 사람까지 포함할 경우 중소기업에 몸담고 있는 외국 연구인력은 5백명을 훨씬 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또 이런 현상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