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올 한햇동안 사회 각 분야에서 국가와 이웃을 위해 헌신한 '2003년 한국을 빛낸 사람' 1백53명을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며 격려했다. 행정자치부가 이달초 각 시ㆍ도와 정부부처의 추천을 받아 선정한 '2003년 한국을 빛낸 사람'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가족과 이웃,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해 온 사람들이다. 지난 7월 서울 영등포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어린이를 구하느라 두 발목이 잘리는 중상을 입은 철도청 공무원 김행균씨와 충무로역 승강장에서 선로에 떨어진 노인을 구출했으나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한때 모습을 감추기도 했던 회사원 박남이씨, 부산 지하철 1호선 남포동역에서 실족한 할머니를 구조한 공익요원 송준후씨 등은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타인의 생명을 구한 '살신성인'의 실천자들이다. 부산대 발전기금으로 3백50억원을 내놓은 등 기업을 운영하며 땀흘려 모은 1천억원을 장학사업에 쾌척한 부산 태양사 송금조 회장,불의의 사고로 목숨 잃은 딸을 기려 기념도서관 건립기금으로 50억원을 기부한 중소기업 사장 이상철씨 등은 기업 이익의 사회환원에 앞장선 기업인들이다. 한국 최초로 여자프로권투 세계챔피언에 오른 이인영씨와 영화 '오아시스'로 제14회 스톡홀름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영화배우 문소리씨 등 국위를 선양한 문화 스포츠인들도 초청을 받았다. 79세의 고령에도 불구, 청소년 상담ㆍ외국인 관광안내ㆍ의료봉사 등 왕성한 활동을 벌여 1만시간 봉사기록을 달성한 정영남옹, MBC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응삼이'역을 맡아오면서 농촌돕기운동과 불우아동 후원 등에 힘써 온 탤런트 박윤배씨, 성라자로 마을에서 28년간 나환자를 돌봐온 원불교 박청수 교무, 승객이 놓고 내린 1억원이 든 지갑을 되돌려준 택시기사 이강민씨 등도 올해를 빛낸 인물로 선정돼 자리를 함께 했다. 선행공무원들도 많았다. 지난 84년부터 4백회가 넘는 헌혈을 했으며, 장기 기증운동을 선도한 통계청 전남통계사무소 별정6급 손홍식씨, 월급의 5%를 불우이웃돕기를 위해 사용하고 있는 철도청 공업서기관 한봉석씨, 중증장애인이면서 호적이 없는 소년가장을 위해 호적을 만들어 주고 선도한 부산지방국세청 세무주사 조봉현씨 등은 이날 훈 포상을 받았다. 노 대통령은 오찬자리에서 참석자들에게 선행을 치하하고 앞으로 우리사회의 빛과 소금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