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발렌타인스의 소용량 위스키 전략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4백50ml짜리 임페리얼17년과 5백ml짜리 발렌타인21년을 잇따라 출시했다. 두 제품이 눈길을 끄는 것은 용량이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4백50ml+5백ml 전략'을 두고 독특한 불황 타개책이자 슈퍼프리미엄급(숙성연령 17년 이상) 시장을 노린 일석이조의 방안이란 평가가 나온다. 불황기에 용량과 소비자의 가격 부담을 동시에 줄여 판매를 늘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 임페리얼17은 주요 판매처인 야간업소를 겨냥한 제품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5백ml보다 양은 한 잔 반 정도(50ml) 적지만 출고가(3만1천9백원)가 5백ml짜리보다 1천원 낮아 업소에 1천원 정도의 수입을 얹어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 이렇게 되면 업소측에서는 고객들에게 임페리얼17을 권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5백ml 위주의 슈퍼프리미엄급 시장을 4백50ml 중심으로 바꿔 주도권을 잡겠다는 속셈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0년 전 7백ml가 주종을 이뤘던 스탠더드급 위스키 시장이 5백ml 임페리얼12년산이 나온 이후 5백ml 시장으로 대체된 적이 있다. 5백ml짜리 발렌타인21(출고가 10만6천2백원대)도 7백ml짜리보다 가격과 용량 부담을 줄여 소비를 늘리기 위한 제품이란 평가를 받는다. 7백50ml짜리 발렌타인17년(출고가 10만1천8백원대)과 가격대를 비슷하게 책정,소비자들이 21년산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