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을 증시로 끌어들이기 위해 정부가 '비장의 상품'으로 내놓은 '코리아 주가지수 연계펀드(KELF)'가 운영되지도 못하고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판매실적이 극도로 부진,펀드설정 자체가 어려워 졌기 때문이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KELF의 최종 판매실적은 총 1백8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들은 지난 2주간 총 57억5천만원,증권사들은 총 50억5천만원 어치를 팔았다. 정부 관계자들은 애초에 KELF판매를 통해 최소 2조원의 부동자금을 증시로 끌어 들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실제 판매액은 정부 예상치의 2백분의 1에 불과한 셈이다. KELF 가입자 가운데 상당수가 투자금을 돌려 받게 됐다. 투신업계 관계자는 "ELF의 최소 펀드규모는 30억원 정도"라며 "KELF의 경우 펀드규모가 너무 작아 펀드를 해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KELF 운용을 맡은 10개 투신사 가운데 미래에셋투신,한국투신,대신투신을 제외환 7개 투신사는 KELF 펀드를 해체키로 했다. 이 상품을 기획한 미래에셋 역시 안정형과 성장형 상품 가운데 성장형만 운용키로 했다. 안정형과 성장형으로 구분되는 KELF는 수익 구조상 원금손실을 면하기 위해선 주가지수가 가입 시점보다 최소한 8%(안정형),10%(성장형)씩 올라야 한다. 반면 은행정기예금 이자수준인 연 4%의 수익을 얻기 위해선 주가가 15%(성장형) 정도 올라야 한다. 은행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 수익구조를 따져봤을 때 KELF는 최악의 금융상품"이라며 "이런 상품으로 시중자금을 끌어들이겠다는 발상 자체가 무리였다"고 지적했다. 장진모.최철규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