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 한국HP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중대형 컴퓨팅회사들이 IT컨설팅이나 아웃소싱 등을 통해 국내 기업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들은 서로 다른 컴퓨팅 전략을 내세우며 서버나 스토리지 등 단순한 하드웨어 판매에서 벗어나 전산시스템 구축과 시스템관리 서비스, 경영컨설팅까지 그 업무영역을 늘리는 추세다. 온 디맨드(한국IBM), 어댑티브 엔터프라이즈(한국HP), N1(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등 컴퓨팅 전략은 다르지만 기업의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나름대로 IT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은 똑같다. ◆IT아웃소싱 본격화=한국IBM은 지난 97년 충남방적 이후 IT아웃소싱 사업을 확장해 왔다. 최근엔 태평양의 모든 전산시스템 관리를 도맡아 하는 아웃소싱 계약을 맺었다. 한국IBM은 지난해 10월부터 'e비즈니스 온 디맨드'라는 슬로건으로 기업고객을 상대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고객사가 원하는 때,원하는 것을,원하는 만큼 서비스해 주겠다는 것이다. 한국IBM 내에선 글로벌서비스 부문이 e-비즈니스 인포메이션과 호스팅&아웃소싱을 담당하고 있다. 이휘성 한국IBM 부사장은 "IT아웃소싱이 급속히 성장하는 만큼 3년 안에 한국IBM 매출액의 50%를 아웃소싱을 포함한 IT서비스로 채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글라스의 사례=한국IBM은 IT아웃소싱 성공사례를 한글라스와 동국제강으로 꼽고 있다. 유리제조업체인 한글라스는 전산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12월6일 한국IBM과 IT아웃소싱 계약을 맺었다. 당시 한글라스는 명동에서 종로로 사무실을 이전하게 됐다. 시스템을 옮겨 놓아야 한다는 숙제가 있었다. 게다가 당시 기존의 웹기반 파트너관계관리(PRM)시스템인 'e-hanglas.com'이 자주 정지되는 등 문제가 많았다. 그러나 한국IBM이 시스템 이전작업과 정상적인 시스템관리 서비스를 제공한 지난 1월27일부터 시스템은 놀랍게도 안정됐다. 시스템이 24시간 정지되지 않고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최소한의 시간 안에 복구할 수 있게 됐다. 사무실 이전에 따른 서버증설과 이전작업도 IBM의 온디맨드방식의 중소기업용 업무솔루션 패키지 VNS(밸류넷서비스)를 통해 무난히 마쳤다. 한글라스는 해외 법인설립과 공장증설을 통해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데도 IT아웃소싱을 활용하고 있다. 현재의 IT자원을 최대한 활용,추가적인 투자를 줄인 상태다. 강성구 한글라스 이사는 "자체적으로 데이터센터를 갖고 있지 않거나 여러 사업장에서 여러대의 서버를 운영하는 업체는 인터넷데이터센터의 공유환경을 이용하는 게 비용측면에서 큰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의 사례=동국제강이 한국IBM을 IT아웃소싱업체로 선정한 것은 지난 2001년 11월이다. 당시 재무건전성 강화와 스피드 경영, 가격과 품질 경쟁력 강화,차별화 전략 등을 위해 효율적인 전산운영이 필요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체에 대한 유지보수가 가능하면서 정보시스템 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는 업체로 한국IBM을 택한 것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전산시스템 구축과 관리를 아웃소싱한 뒤로 회사의 업무표준이 정립됐고 안정적으로 기술지원 서비스를 받고 있다"며 "전산인력에 대한 재정적 심리적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새로운 업무개발에 따른 유지관리 부담도 덜게 됐다"며 "IT아웃소싱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효과를 구체적인 수치로 말하긴 어렵지만 시스템 관리가 단순해진데다 경비도 절감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