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벤처캐피털인 KTB네트워크가 벤처기업 위주의 투자에서 벗어나 '바이아웃(Buy-Out)'부문 투자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KTB네트워크는 최근 팬택앤큐리텔의 바이아웃 투자 성공을 계기로 이 분야를 앞으로 주력부문으로 키워 나가기로 했다. KTB측은 팬택앤큐리텔의 투자로 본계정과 조합투자를 합해 1천억∼1천5백억원대의 평가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외에도 그동안 동신제약,세화폴리텍,금강공업 등 바이아웃 투자가 잇따라 성공하면서 이 부문을 회사의 간판부문으로 내건 것이다. 바이아웃은 특정기업의 지분 상당부분을 인수하거나 아예 기업 자체를 인수한후 기업가치를 높인 뒤 매각을 통해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것이라고 KTB측은 설명했다. M&A가 기업인수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과는 달리 바이아웃은 기업가치를 높여 매각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김한섭 KTB 대표는 "영국의 유명 벤처캐피털인 쓰리아이가 바이아웃으로 주종목을 바꾸는 등 최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국의 벤처캐피털들이 잇따라 바이아웃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KTB도 바이아웃 분야 투자를 꾸준히 늘려 향후 골드만삭스처럼 세계적인 투자전문회사로 거듭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는 뉴욕에 본부를 두고 23개국 41개 지사를 통해 각국의 기업과 금융회사에 대한 바이아웃투자 및 투자자문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는 투자전문회사다. 최근에는 일본의 기업과 골프장 등을 잇따라 매입하는 등 바이아웃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KTB는 바이아웃 부문 투자를 올해 안에 50%까지 늘리고 앞으로 2∼3년 내에 80∼90%까지 높일 계획이다. 투자업종도 넓혀갈 계획이다. 벤처기업과 부실기업은 물론 일반 제조기업까지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사모M&A펀드를 이용한 공기업 인수도 계획하고 있다. 해외업체와의 제휴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KTB는 투자전문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대한민국 벤처의 힘'이던 지난해까지의 슬로건을 올해 초 '투자전문가그룹'으로 바꿨다. KTB 관계자는 "KTB의 미국 자회사 KTB벤처스의 회장으로 해외 체류 중이던 권성문 사장이 최근 국내에 복귀한 것도 이러한 업종전환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