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4 02:52
수정2006.04.04 02:57
최근 상하이시가 '정신문명 건설대회'를 열었다. 대회의 핵심어는 해납백천(海納百川)으로 '바다는 모든 강을 받아들인다'라는 뜻이다. 모든 강물을 받아들이는 바다처럼 "중국을 위해 봉사하고,중국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상하이의 임무"라고 천량위(陳良宇) 당서기는 강조했다. 상하이 시민들은 우월의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당서기가 정신문명을 강조했듯 그것은 아직 비성숙된 배타적 우월의식이었다.
기자는 최근 상하이의 한 술집에서 집단 싸움을 목격했다.
사소한 시비가 7∼8명의 집단 난투극으로 이어진 사건이었다.
경찰이 출동하자 그들은 서로의 입장을 주장했다.
한 패는 상하이 사람으로 상하이어를 했다.
다른 한 부류는 동북출신인 듯 보통화(표준어)로 말했다.
경찰은 보통화를 하는 외지 사람들을 변명이 끝나기도 전에 경찰차에 태워 어디론가 가버렸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중국 친구(산둥성 출신)는 "상하이어를 하느냐, 못하느냐가 경찰 시비판정의 근거였다"며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배타적인 상하이 사람들의 기질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해석했다.
상하이 사람들의 배타성은 유명하다.
그들은 외지 중국인을 이유 없이 깔보는 성향을 갖고 있다.
중국 다른 도시에 가서도 자기들끼리는 상하이어로 대화한다.
일종의 귀족심리다.
다른 지역 주민들이 상하이 사람들을 좋아할 리 없다.
그들은 상하이 상품은 좋아하지만 상하이 사람들은 질시한다.
외지인의 눈에 비친 상하이의 '해납백천'정신은 우월주의의 한 표현에 불과할 뿐이다.
그들의 '따꺼(大哥·큰형)'는 상하이가 아닌 베이징이다.
국제도시의 비상을 꿈꾸고 있는 '용머리' 상하이.중국 학계 전문가들은 우월주의와 배타성을 버리지 않는 한 진정한 국제도시 상하이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