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의 명문대로 꼽히는 칭화대에서 한국인으로서는 두번째 경영학 박사가 나왔다. 주중한국대사관의 박승찬 중소벤처지원소장(32)이 주인공. 최근 칭화대 경제관리학원(단과대)에서 '한·중첨단기업간 기술이전 경로선택의 실증연구'란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칭화대에서 포스닥(박사후 연수과정)을 하는 기록도 남기게 됐다. 칭화대 간판교수 중 한명인 장이엔푸 칭화대 기술혁신연구소장 밑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게 된 것. 박 소장이 장 교수 밑에서 포스닥을 밟게 된 것은 그의 논문이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 그는 해당기업의 기술 및 시장특성 등의 변수를 넣으면 기업들의 진출경로를 제시해주는 방법론을 개발했다. 4백50여개 한국기업의 중국진출 자료를 기초로 했다. 그는 "대사관에서 기업들을 상담하며 들은 가장 많은 고민은 독자 합작 라이선스 3가지 방식중 어떤 길을 갈 것이냐였다"며 "첨단기업일수록 합작할 때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중국측 파트너에 대한 신용조사는 필수적입니다.중국기업들은 지배구조가 복잡해 실체 파악이 어렵습니다." 그는 "겉으로만 화려한 파트너를 감별해내기 위해서는 'SINO트러스트'와 같은 믿을 만한 현지 신용조사기관을 십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가 중국에 연을 맺은 건 고등학교 때 한문선생님이 담임을 맡으면서부터. 중국어 웅변대회에 나가는 등 중국어에 푹 빠진 그는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에 입학했으나 어학위주의 교육에 한계를 느끼고 한서대 중국통상학과에 편입했다. 당시 총학생회장을 맡을 정도로 적극적이었던 그는 95년 중국 대외경제무역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을 시작하면서 대사관에서 중소벤처기업을 돕는 일을 하게 됐다. 박 소장은 "기업들에 대해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할 수 있는 한·중 통상전문가가 돼 양국간 윈윈관계를 형성하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꿈을 내비쳤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