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이 청산되면 채권단과 SK의 손실은 얼마나 될까. 채권단은 일단 4조원 이상의 손실을 각오하고 있다. SK 역시 글로벌에 대한 매출채권과 출자금 손실, 주유소 확보를 위한 추가 비용 등 총 2조6천억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된다. 채권단과 SK가 29일 재협상에 들어간 데에는 이처럼 양측 모두 피해가 크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채권단 손실 =삼일회계법인 실사 결과 SK글로벌 청산시 채권회수율은 39.5%. 여기에 세금 등 청산비용(-5%)과 손실에 대한 법인세 공제(+5%)효과 등을 빼고 더하면 결국 회수율은 40%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글로벌에 대한 금융권 총채권이 6조7천억원이기 때문에 여기서 40%인 2조6천7백억원을 건지고 나머지 4조원은 잃게 된다는 얘기다. 만약 회수율이 실사결과보다 떨어져 30%에 그치면 손실액은 4조7천억원으로 불어난다. 물론 이같은 회수율은 개별 금융기관별로 담보와 연대보증 유무에 따라 편차가 있을 수 있다. ◆ SK 손실 =당장 SK글로벌에 출자한 6천5백억원은 모두 날린다. 1조3천5백억원에 달하는 SK㈜의 매출채권도 금융권 무담보 여신과 같은 조건의 회수율(30% 이하)이 적용될 경우 1조원 이상 손실이 발생한다. 다만 SK측은 통상 상거래 채권이 금융채권보다 우선변제된다는 점을 들어 회수율이 30%는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이 갖고 있는 주유소망(3백43개)도 SK㈜의 손실 규모를 좌우할 변수다. 채권단이 주유소들을 다른 정유사에 팔 경우 SK㈜의 영업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SK㈜는 현재 글로벌이 갖고 있는 주유소중 2백22개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지만 나머지 주유소를 사는 데만도 1조원 정도가 소요될 전망이다. 더구나 채권단은 SK㈜를 상대로 주유소 지분 반환소송을 내놓은 상태여서 소송 결과에 따라 피해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다. SK그룹 입장에서 더 큰 문제는 채권단이 SK㈜를 비롯한 계열사들에 여신 회수라는 보복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탄탄한 계열사 2∼3개사를 빼고는 모두 자금난에 빠질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차병석ㆍ김인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