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연합군의 바그다드 고립작전이 본격화됐다. 개전 16일째인 4일 수도 미 제3보병사단은 바그다드시 중심에서 남서쪽 16㎞(외곽에서는 10㎞) 지점에 위치한 사담 국제공항을 통제권에 넣었다. 또 바그다드 남동부쪽에서는 제1해병원정대,남부쪽에서는 제1공수여단이 이라크군을 잇따라 격파하고 거침없이 북진을 계속하고 있다. 북쪽은 미 제173공수여단이 남하를 추진중이다. 그러나 연합군은 곧바로 대규모의 바그다드 공세에 나설 것인지,바그다드 고립작전을 당분간 지속하며 투항을 유도할 것인지를 놓고 고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는 시가전에 대비,주력부대를 바그다드 도심으로 집결시키는 한편 전세계 아랍인 및 이슬람교도에 대해 연합군에 맞서 이슬람 '성지' 바그다드를 방어하는 성전을 촉구하고 나섰다. .연합군은 이날 오후 일부 시설에서 저항하는 이라크군을 물리치며 사담 국제공항 통제작업에 들어갔다. 공항방어를 위해 제101공수여단도 투입하기 시작했다. 연합군은 또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을 따라 동시에 바그다드로 진격중이다. 이에 앞서 미·영 특수부대는 3일밤 정전을 틈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 잠입,최정예 부대인 공화국수비대의 전력평가,요인제거 등 극비작전을 수행중이라고 영국 가디언지가 보도했다. .미군은 바그다드시 중심부로 곧바로 들어가지 않고 외곽을 굳게 포위,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리는 전략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 제3보병사단이 사담국제공항까지 점령하는 전과를 올렸으나 생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비,일단 포위망을 구축한 뒤 공격시점을 모색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합참 작전차장 스탠리 맥크리스털 소장은 "잘 훈련된 이라크 공화국수비대가 바그다드 남부와 측면에 방어망을 치고 있다"며 "이라크군이 생화학 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계했다. 이에 따라 연합군이 곧바로 대규모 공세를 취할 것인지,'선포위 후공격'작전에 나설 것인지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대규모공세에 곧장 돌입하면 엄청난 민간인 사망이 예상되는데다 이라크군의 생화학무기 사용으로 연합군측의 피해도 커지기 때문에 바그다드 고립작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강하다. 따라서 미 최강 하이테크 전투부대인 제 4보병사단이 쿠웨이트를 거쳐 바그다드전선에 도착하는 이달 중순까지 진격이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미·영 연합군의 바그다드 진격이 빨라지면서 바그다드는 낮에는 '불안한 평온',밤에는 '극도의 긴장'속에 빠져들고 있다. 영국의 일간 인디펜던트는 바그다드시가 최근 들어 며칠간 중단했던 버스운행을 재개했으며 모술 등 북부지역으로 연결되는 철도운행도 계속되고 있다고 바그다드발로 보도했다. 그러나 밤이 되면 바그다드는 죽은 도시처럼 긴장에 빠져든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특히 3일 밤은 연합군의 공습 이래 처음으로 전기가 끊기면서 도시 전체가 암흑 속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공습타깃이 시 외곽에서 점점 도심으로 옮겨오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인한·권순철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