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2:46
수정2006.04.03 12:47
미·영연합군의 바그다드 포위작전이 본격화됐다.
미 제3보병사단은 개전 16일째인 4일 수도 바그다드시 중심에서 남서쪽 16㎞ 지점에 위치한 사담 국제공항을 장악,도심 진격을 위한 최전방 교두보를 확보했다.
바그다드 남동부쪽의 제1해병원정대,남부의 제1공수여단도 이라크군을 잇따라 격파하고 거침없이 북진을 계속,바그다드를 향한 3면 포위망이 구축됐다.
또 바그다드 시내 전역이 정전되는 야음을 틈타 특수부대 수십명이 시내를 침투해 사담 후세인 대통령 등 이라크 지휘부를 제거하는 작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연합군은 곧바로 대규모 바그다드 공세에 나설 것인지,바그다드 고립작전을 당분간 지속한 뒤 공격할 것인지를 놓고 고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맞서 이라크는 전세계 아랍인 및 이슬람교도에 대해 연합군에 맞서 이슬람 '성지' 바그다드를 방어하는 성전을 촉구하고 나섰다.
나지 사브리 외무장관은 알 아라비야 방송과의 회견에서 "이번 전쟁은 모든 아랍 및 이슬람 민족의 전쟁"이라면서 "침략자에게 철저한 패배를 안겨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AFP통신은 이날 오후까지 사담 국제공항 일부 시설에서 이라크군의 저항이 계속됐지만 제3보병사단은 공항을 사실상 점령했다고 보도했다.
미 폭스뉴스도 미군이 공항 방어를 위해 제101공수여단을 투입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사담공항 전투과정에서 이라크 병사 3백20여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연합군은 또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을 따라 동시에 바그다드로 진격중이다.
바그다드 남동쪽에 위치한 쿠트시에서도 미 해병대원과 이라크군이 시내 건물을 사이에 두고 치열한 시가전을 벌였다.
이에 앞서 미·영 특수부대는 3일밤 정전을 틈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 잠입,최정예 부대인 공화국수비대의 전력평가,요인제거 등 극비작전을 수행중이라고 영국 가디언지가 보도했다.
○…미군은 바그다드시 중심부로 곧바로 들어가지 않고 외곽을 포위,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리는 전략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 제3보병사단이 사담국제공항까지 점령하는 전과를 올렸으나 생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비,일단 포위망을 구축한 뒤 공격시점을 모색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합참 작전차장 스탠리 맥크리스털 소장은 "잘 훈련된 이라크 공화국수비대가 바그다드 남부와 측면에 방어망을 치고 있다"며 "이라크군이 생화학 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계했다.
이에 따라 연합군이 곧바로 대규모 공세를 취할 것인지,'선포위 후공격'작전에 나설 것인지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대규모공세로 곧장 돌입하면 엄청난 민간인 사망이 예상되는데다 이라크군의 생화학무기 사용으로 연합군측의 피해도 크기 때문에 바그다드 고립 작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강하다.
따라서 미 최강 하이테크 전투부대인 제4보병사단이 쿠웨이트를 거쳐 바그다드전선에 도착하는 이달 중순까지 진격이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최인한·권순철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