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이 모조품 관련 지식재산권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모조품으로 인한 피해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요미우리신문은 14일 일본 소니컴퓨터 엔터테인먼트(SCE)가 중국의 대형 전자업체인 부부가오(步步高)전자공업을 대상으로 한 항소심에서 패소판결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혼다자동차도 지난해 9월 오토바이 메이커와의 의장권 소송에서 졌다.


일본 업체들은 이번 판결이 판례로 굳어지면 앞으로 중국에선 디자인을 그대로 흉내내도 기능이 다르면 문제가 되지 않아 외국산 모방제품들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재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에서는 모조품(세계 모조품의 40% 정도 생산)이 날로 급증,지난해 외국기업들의 피해액이 2조엔(20조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소송 전말=일본 SCE는 95년 11월 중국에서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을 의장 등록했다.


그런데 부부가오 전자공업은 플레이스테이션과 꼭 닮은 디자인의 VCD(비디오 컴팩트 디스크) 플레이어를 제조,2000년 4월 의장등록을 했다.


SCE는 같은해 11월 중국 국가지식산권국(특허청)에 부부가오 제품의 의장권 취소를 요구했고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2001년 9월 의장권 취소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부부가오는 이에 불복,지난해 3월 베이징시 인민법원(지방법원)에 제소했고 법원은 9월 'VCD와 게임기는 다르다'는 이유로 부부가오의 의장권을 인정하는 판결을 냈다.


SCE는 베이징시 고급인민법원(고등법원)에 즉각 항소했지만 최근 패소판결을 받았다.


요미우리신문은 모조품으로 피해를 입고 소송을 제기한 기업들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으며,피해방지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자구책 부심=캐논 옴론(Omron) 스미토모화학 닛폰세이코 등은 소송만으로 피해를 막기 어렵다고 보고 모조품 적발부서를 만드는 등 행동에 나섰다.


자사제품을 복제한 중국산 컴퓨터 사무용품 증가로 피해를 입고 있는 캐논은 지난해 중국 현지법인에 지식재산권 전담부서를 만들어 중국시장에서 모조품을 직접 색출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발견된 모조품 건수만도 1백40건에 달한다.


전자부품 회사인 옴론은 민간 조사회사를 고용해 모조품의 유통 루트와 생산공장을 추적,중국 당국에 고발하고 있다.


또 매스컴에 정보를 제공하거나 광고 등을 통해 모조품 생산이 중국의 대외 이미지를 나쁘게 한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