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할수 있는 과제는 안한다. 5년후에 실용화될 기술은 다른 연구소에서도 할 수 있다. 우리가 하는 연구는 최소한 향후 15∼20년 이후의 미래를 내다보고 하는 것들이다."(니콜라스 네그로폰테 MIT 미디어랩 소장) 미디어랩은 MIT를 대표하는 연구소다. 지난 80년 설립돼 역사는 짧지만 세계 디지털 정보기술 분야에서 가장 첨단을 달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마디로 '디지털 세계의 미래를 개척하는 최첨단 연구소'로 통한다. 미디어랩은 불가능해보이는 프로젝트만을 수행한다. 가령 자동차의 폭과 길이를 늘렸다 줄였다 할수 있는 '카멜레온카', 극미세기술을 활용한 나노급 반도체, 홀로그램을 이용한 가상 키보드, 악기교육을 받지 않아도 손쉽게 작곡과 연주를 할 수 있는 '장난감 교향곡'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알렉산드라 칸 미디어랩 홍보담당은 "일반인들에겐 황당해 보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과제들이 21세기 인류의 삶을 바꿔놓을 만한 테마들"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랩이 단기간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된 비결은 철저한 산.학.연 협동체제에 있다. 브리티시텔레콤 휴렛팩커드 인텔 모토로라 소니 NTT 도시바 AT&T 지멘스 마이크로소프트 루슨트테크놀로지스 등 내로라 하는 세계적인 기업 1백50여개사가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미디어랩이 진행중인 연구 프로젝트는 모두 3백58개에 이른다. 모든 프로젝트에는 1∼2개 기업들이 참여해 적게는 10만달러에서부터 많게는 수백만달러까지 지원한다. 기업들은 자체 연구인력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컨셉트 단계의 과제들을 주로 미디어랩에 맡긴다. 연구과제는 대부분 실용화를 염두해둔 것들로 결과물은 기업에 이전된다. 미디어랩 주축은 1백60여명의 석.박사 과정 대학원생들이다. 교수(40명)의 지도아래 모든 학생이 1인당 한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특이한 점은 학부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학생이 절반에 못미치며 오히려 음악 영화 철학 등 인문.예술전공자들이 주류를 이룬다는 것이다. "호기심과 창의성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라는게 미디어랩측의 설명이다. 정종태 기자 strong-kor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