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O(Chief Technology Officer)란 기업에서 기술에 관한 의사결정의 전 과정을 책임지면서 최고경영자(CEO)를 보좌하는 전사적 최고기술책임자를 말한다. 초기에는 대부분 연구소장을 가리켰으나 기업간 기술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CTO는 시장 상황과 기술발전단계를 파악해 특정 부문(예를 들어 모바일 분야,PDP)에 대한 참여 여부와 시기를 정하고 이를 위해 사업부간 자원을 배분.조정하는 일을 맡는다. CTO제도의 역사는 지난 1960년대(CTO 1단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과 유럽기업에서 CTO는 대부분 연구소장으로 전사적 전략과 무관하게 연구개발(R&D)을 진행하는 사람이었다. 70~80년대(2단계)에는 일본 기업이 세계시장에 등장하면서 경쟁이 격화돼 R&D의 중요성이 부각됐고 이로 인해 미국 기업들 사이에 연구개발 담당 부사장 설치 붐이 일었다. 80년대엔 CTO라는 용어가 공식적으로 등장했다. 90년대(3단계)는 CTO의 위치가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확립된 시기이다. 2000년(4단계)부터는 기존 CTO역할에 마케팅 개념을 더한 CInO(Chief Innovation Officer)라는 개념까지 나왔다. 기술적으로 앞선 제품이 반드시 시장지배적인 제품이 되지는 못한다는 과거 경험에 따라 시장과 마케팅을 아는 CTO가 필요하다는 요구에서 나온 개념이다.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CTO가 등장한 첫 사례는 95년초 LG전자(당시 서평원 전무)로 알려져 있다. 미국계 컨설팅업체 아서디리틀의 조언에 따라 도입됐다. 한편 회사 직제 내에서 CTO의 위치는 해외와 국내에 차이가 있다. 해외의 CTO는 대부분 회사 사업과 의사결정라인에서 떨어져 독립적으로 기능하는 "스탭"으로 돼 있지만 국내에서는 CTO가 의사결정 라인에 속해 있는 경우가많다. CRO(Chief Research Officer)는 최고연구책임자를 가리킨다. 국내에선 지난해 삼성종합기술원이 CRO제도를 도입했다. CTO인 손욱 원장이 CRO제도를 활용하고 있던 일본 도시바를 방문,운영 사례를 살펴본 후 R&D 효율화를 겨냥해 들여왔다. 현재 김기협 부사장,정선휘 부사장,김준기 전무,이석한 전무 등 4명이 CRO로 활약하고 있다. 이들의 역할은 플래닝(신사업 및 전략사업 제안) 컨설팅(기술자문.기술전개방향 제시 및 기술협력처 발굴) 커뮤니케이팅(관계사 협력및 융합과제 촉진)등이다. 특히 기술융합화 추세에 따라 각 R&D 조직간 의사소통과 협동연구를 돕고 삼성 계열사간의 협력과 연계개발을 주도하는 것이 이들의 주된 임무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