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8천여개의 핵 폐연료봉(사용 후 핵연료봉)과 방사화학실험실에 설치된 봉인 및 감시카메라를 제거했다. 8천여개의 폐연료봉에는 핵무기 3∼6개를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이 포함돼 있다. 정부 당국자는 23일 "북한이 5㎿ 실험용 원자로 외에 8천여개의 폐연료봉과 핵 재처리 시설인 방사화학실험실의 봉인과 감시카메라 제거에 착수했다는 사실을 국제원자력기구(IAEA)로 부터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폐연료봉에 직접 손을 댄 것은 아니지만 폐연료봉을 담고 있는 수조통에 연결된 봉인 10개 등을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영변의 방사화학실험실은 폐연료봉의 화학적 처리를 통해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는 핵 재처리 시설이기 때문에 북한의 이번 조치로 인해 북핵 위기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북한이 폐연료봉과 방사화학실험실의 봉인을 제거함에 따라 지난 94년 제네바 합의에 의해 동결된 5곳의 핵시설 가운데 3곳의 봉인이 제거됐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폐연료봉에는 상당한 양의 플루토늄이 포함돼 있어 북한의 이번 조치는 핵무기 비확산과 관련해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에 봉인과 감시카메라의 원상회복을 거듭 요구했다. 또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협의해 북한을 설득하는 한편 외교적 압박을 가하기로 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