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B사가 만든 버스를 타고 가다가 버스가 급격하게 우회전하면서 튕겨져 나가 엉덩방아를 찧어 왼쪽 허리에 부상을 입었다. A씨는 버스에 몸을 지탱할 수 있는 안전 손잡이가 설치되지 않은 설계상의 결함 때문에 다쳤다며 제조물책임(PL)법에 의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캠벨과 제너럴 모터스와의 사건이다. PL법 제2조 제2호에서 결함은 "해당 제조물의 제조,설계,표시 등에 통상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안전성이 결여된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결함의 종류에는 제조상의 결함 설계상의 결함 표시상의 결함 기타 유형의 결함이 있다. 제조상의 결함은 제조업자가 제조물을 만들 때 제조.가공상 주의의무의 이행여부에 관계없이 제조물이 원래 의도한 설계와 다르게 제조.가공된 경우다. 즉 설계도면대로 제품이 만들어지지 않은 것.예를 들면 제조과정에서 이물질이 식품에 들어가거나 자동차에 부속품이 빠져 있으면 제조상의 결함에 해당된다. 설계상의 결함이란 제조업자가 합리적인 대체설계를 이용했다면 피해나 위험을 줄이거나 피할 수 있었음에도 대체설계를 사용하지 않아 제조물이 안전하지 않은 것을 말한다. 설계도면대로 제품이 만들어졌으나 설계자체에 안전상 문제가 있는 경우이다. 예컨대 녹즙기에 어린이들의 손가락이 잘려 나간 경우처럼 설계자체에 안전성이 결여된 것이다. 표시상의 결함은 제조업자가 합리적인 설명이나 지시.경고 기타의 표시를 했다면 제조물로 인한 피해나 위험을 줄이거나 피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표시하지 않은 경우다. 기타 유형의 결함은 통상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안전성이 결여된 상태를 말한다. 그렇다면 위의 버스 사건은 어떻게 됐을까. A씨는 자신의 부상과 제품 설계상의 결함 사이에 개연성이 인정될 정도의 인과관계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따라서 B사는 그 제품의 설계에 결함이 없다는 사실을 밝혀야 한다. 이에 따라 법원은 B사에게 설계에 내재된 위험성에 비해 그 설계의 장점이 훨씬 크다는 사실을 입증토록 판결했다. 결국 버스에 안전 손잡이를 설치하지 않은 설계상의 결함이 있다며 B사의 책임을 인정했다. 백현기 hkbaek@lawlog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