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변호사인데요, 일자리 없나요.' 사법연수원을 수료하는 새내기 법조인들의 상당수가 '최고의 자격증'을 갖고도 자칫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처지에 몰리고 있다. 사법시험 합격자 수가 연간 1천명선에 이르는 등 법조인력은 양산되는 반면 경기 침체로 이들의 취업처인 로펌과 기업 등의 신규 채용은 줄거나 예년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 새내기 법조인중 2백여명은 '실업자' 신세 =내년 1월 사법연수원을 수료하는 새내기 법조인 8백명중 진로가 확정된 사람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판사 1백10명, 검사 90명, 군입대(군법무관, 공익법무관) 1백69명 등 3백69명을 제외한 4백31명이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했다. 12월2∼13일 사법연수원에서 열리는 취업설명회를 통해 '일자리'를 얻는 법조인은 1백50∼1백80명선에 불과할 전망이다. 감사원 국가인권위원회 등 국가기관 20명, 삼성 LG 등 국내 대기업 10명, 김&장 광장 세종 등 로펌 1백50∼1백80명선이어서 미취업자 4백31명중 2백20∼2백50명은 개인변호사로 개업하지 않으면 당분간 쉬면서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 ◆ 취업 알선에 나선 사법연수원 =법조인은 늘고 판.검사 수요는 제한돼 있어 사법연수원의 고민은 이만저만 아니다. 사법시험 합격자가 연간 1천명을 넘는 현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10년에는 변호사 수가 현재의 두배인 1만명에 이를 전망이어서 취업난은 갈수록 가중될 것이 뻔하다. 이에 따라 사법연수원은 취업설명회를 확대하고 취업 전담 교수를 지정하는 등 '새내기 법조인 일자리 찾아주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로펌과 합동법률사무소 취업 정보를 담은 책자 1천1백부를 발간해 연수원생들에게 나눠 주고 로펌 국가기관 기업 등 6백85개 기관에 변호사 채용의뢰서를 보냈다. 사법연수원 인터넷 홈페이지에 취업정보 구인등록관 취업게시판을 꾸며 취업정보 교환창구도 마련했다. 사법연수원의 이건리 취업담당 교수는 "올 취업설명회에는 감사원 농협 등 20개 기관이 참가하고 LG화학 등 68개 기업이 법조인 채용 의사를 밝혔지만 아직도 취직자리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각 기관에 사회.경제적 환경변화에 따라 변호사의 역할이 크게 증대되고 있다는 점을 널리 알려 한 명이라도 더 취업시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