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이틀만에 소폭 상승, 1,200원대를 지지했다. 개장부터 줄곧 하락세를 유지했던 환율은 장 마감 30여분을 앞두고 상승으로 방향을 바꿔 '전약후강'을 연출했다. 역외선물환(NDF)정산관련(픽싱) 역내외 매매가 시장 분위기를 지배했다. 전날 NDF픽싱 역내매도가 많다는 것을 감안, 미리 팔아놓거나 매칭한 규모가 꽤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역외는 롤오버성 매수하면서 매도분을 흡수했다. 월말에 근접했음에도 업체 네고물량 공급이 부진, 시중에 달러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환율 상승을 유도한 셈. 외국인 주식순매도가 사흘째 1,000억원 이상을 나타낸 것도 부담이 됐다. 달러/엔 환율은 밤새 118엔대로 급락, 달러/원의 큰 폭 하락 출발을 촉발했다. 그러나 달러/엔이 장중 서서히 반등하면서 달러/원도 방향을 같이했으며 엔/원 환율은 100엔당 1,010원대로 올라섰다. 기본적으로 환율은 박스권내 철저히 갇힌 가운데 레벨 이동만 잦은 흐름을 유지할 전망이다. 달러/엔 방향이 '오리무중'인 데다 월말 수급 기대감도 크지 않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00원 오른 1,201.00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 고점은 1,201.80원, 저점은 1,194.10원으로 환율 하루 변동폭은 7.70원을 가리켰다. ◆ 이래저래 박스권 유지 = 이번주 들어 1,200원을 둘러싼 공방만 치열하게 전개될 뿐 뚜렷이 내세울만한 시장 방향성이라곤 찾기 어렵다. 달러/엔이 박스권 내에서 우왕좌왕하는 것을 반영하고 월말에 가까웠지만 업체 물량공급이 예상보다 원활치 않다. 또 이날 두바이유가 지난해 9.11테러사태 직후인 9월 중순이후 가장 높은 26달러대 중반까지 치솟고 8월 경상수지가 여행수지 적자폭 확대로 적자 가능성이 제기됐다. 환율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셈.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NDF픽싱 역내매도와 역외매수가 매칭이 많이 된데다 오히려 사는 쪽이 더 강했던 것 같다"며 "기본적으로 박스권 내에서 저점이 내려가면 사겠다는 의사가 강해 수요우위의 장세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월말이래도 업체 네고가 부진해 마냥 내려갈 수 있는 장세는 아니다"며 "최근 장세가 1,200원을 놓고 공방한 만큼 내일도 1,195∼1,205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개장초 국책은행 등지에서 매도가 있었으나 역외가 롤오버매수에 적극 나서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며 "전자업체가 네고가 아닌 결제수요가 있을 것이란 얘기가 돌면서 월말 네고에 대한 기대가 접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달러/엔도 위아래 갇힌 장세에서 가라앉는 것이 쉽지 않고 네고가 없어 1,190원대에서 추가 하향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일 1,200원이 지지될 것으로 보이며 1,207원까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 달러/엔 조정 장세 = 전날 뉴욕에서 급락했던 달러/엔 환율은 이날 118엔대에서 반등 조정됐다. 간밤 미국 경제지표 급락과 주가 하락으로 큰 폭 하락, 118.17엔을 기록했던 달러/엔은 이날 도쿄 개장초 하락 흐름을 잇다가 일본 정부 구두개입 이후 조금씩 반등후 한동안 118.40엔을 중심으로 정체됐다. 그러나 런던으로 넘어와 달러/엔은 상승세를 강화, 장중 118.67엔까지 올라선 뒤 오후 4시 53분 현재 118.59엔을 기록중이다. 시오카와 마사주로 일본 재무상은 이날 "엔이 최근 안정세를 보이지만 일본 정부는 엔이 조금 더 약해지길 바라고 있다"며 "엔이 너무 과도하게 올랐었다"고 말했다. 엔/원 환율은 원화가 엔화 변동속도에 미치지 못하자 100엔당 1,010원대로 올라섰으며 같은 시각 1,012원선을 움직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225억원, 8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사흘째 1,000억원 이상 주식순매도를 이어 역송금수요가 유입됐으며 환율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5.00원 낮은 1,195.00원에 개장한 환율은 9시 38분경 1,194.10원까지 밀렸으나 역외매수 등으로 43분경 1,195.70원까지 되올랐다. 한동안 1,194∼1,195원을 오가던 환율은 달러/엔 상승 등을 반영, 10시 47분경 1,197.00원까지 올랐다. 이후 환율은 NDF정산관련 역내 매도로 잠시 1,195원선을 거닌 외에 대체로 1,196원선에서 거래를 체결하다가 장 막판 1,197.30원까지 상승, 오전장을 마감했다. 오전 마감가보다 0.60원 낮은 1,196.7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오퍼공백 상황에서 매수세가 득세하며 1시 55분경 1,198.90원까지 낙폭을 줄였다. 이후 환율은 역외매수로 2시 29분경 1,199.50원까지 오른 뒤 1,197∼1,199원을 횡보했다. 그러나 달러/엔이 추가 상승기운을 타자 환율은 3시 50분경 1,200원에 도달, 차츰 고점을 높이며 4시 22분경 1,201.80원까지 올라선 뒤 1,201원선을 거닐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4억5,7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4,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8,000만달러, 5억7,070만달러가 거래됐다. 29일 기준환율은 1,197.7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