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P, LG애드 인수 '눈앞' .. 매각협상 마무리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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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광고.PR회사인 WPP의 한국내 사세 확장이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 이미 17개 계열사를 확보한데 이어 국내 2위 광고대행사인 LG애드 인수 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LG애드 관계자는 18일 "가격 산정 작업이 남았지만 매각협상은 이르면 이달 중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WPP는 LG애드의 대주주 지분 31%(16일 종가 기준 5백5억원)를 사들이기 위해 연초부터 협상을 벌여왔다.
WPP계열 광고회사 오길비앤매더코리아(O&M)의 백재열 사장은 본사의 LG애드 인수와 관련, "WPP는 투자자(지분의 95%가 기관투자가 소유)에게 회사가 계속 성장하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세계 10위 규모인 한국 광고시장은 적당한 투자 대상"이라고 말했다.
LG애드 인수는 인하우스 에이전시(대기업 계열 광고대행사)가 막강한 힘을 행사하고 있는 한국 광고시장의 높은 벽을 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백 사장은 "외국 광고대행사 입장에서 가장 이상적인 영업 방식은 국내와 외국 기업 광고의 취급 비중을 50 대 50으로 가져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계 광고사들은 제일기획 LG애드 등 인하우스 에이전시가 계열사 광고를 '싹쓸이'하는 관행 때문에 매출의 대부분을 다국적 회사에 의존해 왔다.
WPP는 LG애드 인수와 관련, LG에 계열사 광고 대행권을 5년간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고 LG는 이같은 제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WPP는 지난해 애경 계열 광고 대행사 애드벤처를 인수하면서 7년간 애경 광고 대행 독점권을 보장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WPP계열 회사는 광고대행사 O&M JWT(WPPMC코리아), PR회사 메리트버슨마스텔러 등 17개다.
차기영 WPPMC코리아 이사는 "17개사는 WPP라는 지주회사에 묶여 있지만 경영은 독자적으로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옛 JWT코리아가 애드벤처를 인수한 후 WPPMC로 대외명칭을 바꿔 한국판 WPP그룹 모양새를 갖춘 것은 이례적이다.
WPP는 영국 본사에서 이사회를 소집하고 룩셈부르크에 투자 본부를 두고 있을 뿐 투자회사에 가까워 해외에 직접 지사를 개설하는 경우가 없다.
그러나 차 이사는 "WPP의 전략은 국내 재벌의 몸집 키우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WPP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2백억파운드(약 38조원)의 광고와 PR 대행건을 수주했지만 해외에서 주력사업과 무관한 투자는 금지하고 있다.
한편 영국 WPP의 M&A담당 로렌스 멜멘은 이메일을 통해 "루머에 대해선 코멘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