綠樹濃陰夏日長, 녹수농음하일장 樓臺倒影入池塘, 누대도영입지당 水晶簾動微風起, 수정염동미풍기 滿架薔薇一院香, 만가장미일원향 -------------------------------------------------------------- 푸른 나무 짙은 그늘 긴 긴 여름날/누대는 연못에 그림자를 거꾸로 드리웠네/수정발 움직이자 살랑 바람이 일고/시렁 가득 장미 피어 뜰 안이 온통 향기롭네 -------------------------------------------------------------- 당 고병(高騈)이 읊은 '산 속 정자의 여름날(山亭夏日)'이다. 여름날 하루 해는 덥고 지루하다. 그러나 무성한 나무가 드리우는 짙푸른 그늘은 뜨거운 햇살을 피할 수 있는 즐거운 공간이오,코 끝을 스치는 장미꽃 향기는 바짝 사람을 긴장시킨다. 그리고 살랑 수정발을 움직이며 지나가는 바람결에 청량감을 맛볼 수도 있다. 여름은 햇살이 눈부시게 하야니 녹음이 반갑고 숨막힐듯 더우니 차라리 살맛 나는 계절이다. 이병한 < 서울대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