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여성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 중 하나가 샌들이다.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도 앞뒤로 꽉 막힌 정장구두를 신어야만 하는 남성들의 처지에 비하면 여자들은 샌들 덕분에 한결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원피스나 미니스커트,핫팬츠 등 무릎 아래를 드러내는 옷차림이 유행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샌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아찔하게 높은 스틸레토 힐부터 자연스럽고 편안한 통까지,도시 거리를 수놓을 샌들의 모든 것을 살펴본다. #유행 올 여름 유행 디자인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기준은 바로 굽에 있다. 굽의 높이와 모양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과감하고 다양해졌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0cm가 넘는 스틸레토 힐.구두에 긴 못을 박은 것처럼 가늘게 쭉 뻗은 스틸레토 힐은 하늘거리는 원피스와 어울려 섹시한 멋을 더해준다. 극적인 이미지의 웨지 힐(Wedge Heel)도 주목받고 있다. 쐐기형의 굽이나 힐이 붙은 구두로 굽이 밑창까지 이어진 모양.조각가의 작품처럼 감각적인 굽의 선이 웨지 힐의 매력이다. 인도나 아랍 계통의 민속풍 의상이 인기를 얻으면서 높이 3cm 이하 통(Thong)의 주가도 급상승중이다. 원래 굽이 있는 듯 없는 듯 납작한 모양에 발가락(주로 엄지발가락)을 끼워 신는 신발을 지칭하지만 최근에는 발등을 완전히 덮거나 끈으로 엮는 등 보다 편안하게 신을 수 있는 변형 디자인이 선보이고 있다. 스틸레토 힐보다 발이 편안하다는 게 통의 장점이지만 굽이 너무 낮으면 오히려 발에 피로가 빨리 오고 발목도 두꺼워지므로 주의한다. 이처럼 극단적인 굽 디자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신기에 편하고 보기에도 무난한 3~6cm 높이의 굽도 "온건파 패션"을 추구하는 여성들의 든든한 지지를 받고 있다. 앞 코 부분이 뚫려 있는 오픈 토 뮬(Open Toe Mule)형태가 가장 많다. #소재 가죽 나무 데님 소재의 3파전이다. 가죽은 소가죽 외에 뱀피,악어가죽 등 요철감 있는 고급 소재가 인기.본래의 가죽 색깔 외에 분홍 노랑 흰색 등 색색의 컬러를 입힌 가죽 샌들이 눈에 띈다. 자연주의 열풍은 구두에도 불고 있다. 코르크 대나무 통나무 등 자연소재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 특히 통나무를 그대로 깎아 신발 모양을 낸 로그 슈즈(Log Shoes)는 내추럴리즘을 반영한 대표적인 샌들이다. 청바지를 만드는 데님도 샌들의 주요 소재로 부상했다. #디테일 발목 부분을 끈으로 한 번 감아 마무리하는 앵클 스트랩,발 뒤쪽에 끈을 걸어 신는 슬링백 등 실용적이고 깔끔한 스타일이 단연 강세다. 그러나 패션리더층에서는 가느다란 끈이나 리본을 발목에 여러번 감아올리는 레이스 업(lace-up)스타일이 주목받고 있다. 쉬폰 소재의 로맨틱한 원피스나 초미니 데님 스커트 양쪽 모두에 잘 어울린다. 발등을 감싸는 스트랩 디자인도 다채롭다. 벨트의 버클 모양,꽃 모양의 코사주,진주,크리스털 등 다양한 장식물이 스트랩을 장식하고 있다. 설현정 객원기자 hjsol1024@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