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전지 생산업체 테크라프(www.teckraf.co.kr)의 김동연 대표(54)는산업재산권을 활용하는 경영전략으로 중소기업을 회생시키고 있는 "기업 구조조정과 혁신의 전도사"로 통한다. 대우전자 계열사로 1987년 설립된 테크라프는 1990년부터 본격적으로 전지 사업에 뛰어들었다. 해외에서 도입한 기술을 바탕으로 리튬 전지를 만들었지만 기술적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경쟁업체 제품에 비해 성능이 크게 떨어져 바이어들은 등을 돌렸다. 게다가 대우전자가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테크라프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 내몰렸다. 이 상황에서 테크라프를 살리기 위해 나타난 인물이 김 대표이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대우전자에서 17년을 일해온 그가 1999년말 테크라프의 전문경영인으로 나선 것. "당시 대우전자의 전무이사 3명 가운데 한 사람이었죠.하지만 회사가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되자 그래도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어쩔 수 없이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스스로도 회사를 그만두게 됐어요." 테크라프에서 새롭게 일을 시작한 김 대표는 기술개선 활동을 통해 거둔 성과를 산업재산권을 강화로 마무리짓자 단순 건수 위주의 산업재산권이 아니라 실제로 부가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는 양질의 산업재산권을 갖자 제품 불량의 원인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파악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경쟁업체와의 확실한 차별성을 위해 산업재산권을 확보하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산업재산권에 기반한 기업 구조조정 및 혁신 전략을추진했다. 그 결과 1999년말 이후 서류상에만 존재하는 쓸모없는 산업재산권이 아닌 알토란같은 12건의 산업재산권이 출원됐다. 이같은 결과를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 김 대표는 우수한 인력자원을 확보하는데도 힘을 썼다. "좋은 전지는 화학 기계 재료 전자 등 4가지 기술이 조화를 이뤄야 탄생할 수 있죠.테크라프에 와서 회사상황을 꼼꼼하게 뜯어보니 화학 분야를 제외한 기계 재료 전자 등이 취약하더라구요. 그래서 우수한 인력을 확보했고 이들과 함께 1년이상을 고생한 끝에 세계적인 품질의 전지를 만들어냈습니다." 테크라프가 만드는 리튬 전지는 기존 알칼리 전지에 비해 에너지밀도가 4배이상에 달해 같은 크기의 전지가 4배이상의 능력을 발휘한다. 또 알칼리 전지가 2년정도 사용하지 않고 방치하면 자가방전돼 사용할 수 없는 것과 달리 테크라프의 리튬 전지는 10년이상 장기저장할 수 있다. 이같은 장점때문에 국내 군용 무전기에 전지를 독점공급하는 것은 물론 소변기 계량기 전기밥솥 카메라 보안장비 등에 널리 쓰이고 있다. 김 대표는 대우전자에서 대부분 엔지니어로 활약했다. 하지만 1988년부터 8년동안은 대우전자 일본 도쿄사무소에 나가 있으면서 경영전략 판매전략 인수합병 등 회사경영 전반에 대해 일본의 기업인 4천여명을 만나면서 살아있는 체험을 했다. 김 대표는 "테크라프에서 구조조정과 혁신의 전도사로 뛰는데 일본에서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된다"며 "지난 3월 대우전자와 계열분리작업을 마치고 전력차단기 전문업체인 비츠로테크와 KTB네트워크에서 60억원의 투자를 유치,신규투자 및 시장개척을 위한 안정적인 교두보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재산권 강화에 직원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출원장려금제도를 실시하고 산업재산권 전담 부서도 만들 계획"이라며 "올해는 지난해 매출 1백87억원에 비해 36%이상 늘어난 2백55억원을 목표로 세웠다"고 덧붙였다. (02)460-2203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