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모델(BM)특허'에 이어 '포괄적 개념 특허' 논란이 일고 있다. BM특허가 인터넷기술과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결합한 영업방법에 대한 특허인데 반해 포괄적 개념 특허는 첨단 디지털기술을 활용해 이전에 없던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현하는 방식에 대한 특허다. 두 특허의 공통점은 판단기준이 모호하다는 것. BM특허는 아이디어,포괄적 개념 특허는 구현방식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심사기준에 명확지 않다. 특허가 등록될 경우 관련 산업을 침체시키고 기술발전을 가로 막을 수 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분쟁이 늘어난다=가장 대표적인 포괄적 개념 특허 분쟁은 지난 1월 엠피맨닷컴이 특허를 취득한 'MPEG방식을 이용한 휴대용 음향재생 장치와 방법'과 최근 인포허브가 받은 '이동통신단말기를 이용한 전자화폐 운영방법 및 시스템'에 관한 것이다. 두 특허는 'MP3 음악을 재생하는 방법'과 '결제 수단으로 휴대폰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것으로 독창적인 기술보다 개념에 가까운 전형적인 포괄적 개념 특허다. 두 회사가 특허를 취득한 직후 관련 업체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MP3플레이어 특허에 대해 다른 업체들은 "엠피맨닷컴이 획득한 특허는 'MP3 파일을 재생하는 휴대장치'라는 개념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며 "원천기술이 아닌 MP3플레이어라는 개념에 대한 특허는 무효"라고 말한다. 휴대폰 결제 특허 등록에 대해서도 경쟁 업체들은 이의신청을 계획하고 있다. 이헌수 변리사는 "개념에 해당하는 것은 특허출원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특허청이 철저하고 객관적인 심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무엇이 문제인가=포괄적 개념 특허는 독창적인 기술에 대한 특허가 아니란 것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새로운 전자회로나 아이디어 상품처럼 눈에 보이는 명확한 대상이 없는 개념에 가까워 항상 분쟁의 소지를 안고 있다. 해석하는 방법에 따라 '귀에 걸면 귀걸이,코에 걸면 코걸이'가 될 수 있는 셈이다. 포괄적 개념 특허는 특히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문제도 갖고 있다. 대개 이런 종류의 특허는 외국에서는 허가가 나지 않아 세계 시장에서 국산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치명적인 문제를 갖고 있다. ◇해결 방법은 없나=포괄적 개념 특허에 대한 심사 기준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부에선 "포괄적 개념 특허가 대부분 첨단 디지털기술에 근거하고 있어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예컨대 MP3플레이어 특허라면 MP3 파일을 재생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어떻게 짰는지,어떤 알고리즘을 통해 깨끗한 음질을 낼 수 있는지 등을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