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 고양시 일산의 산후조리원에 있던 신생아 3명이 잇따라 사망한 것을 계기로 산후조리원에 대해 안전점검을 강화해야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번 신생아 사망사건은 한마디로 "예고된 인재"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경기도 용인시 기흥읍의 산후조리원에서 생후 2주된 여아가 숨진 일이 있었고 뇌출혈을 일으켜 실신한 산모가 여러시간 방치돼 있다가 사망한 사고도 다른 조리원에서 발생했을 때 정부가 대응에 나섰다면 신생아 사망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는 것.또 지난 9월 민주당 김태홍 의원이 산후조리원을 이용한 산모의 3%,신생아의 4.6%가 감염과 관련된 피해 및 사고를 당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는데도 정부는 이렇다할 조치를 내놓지 않았다. 산후조리원은 지난 96년께 출산후 몸조리를 돌봐줄 사람이 없는 산모를 위해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해 98년께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해왔다. 그러나 현재까지 산후조리원은 세무서 신고만 하면 누구나 개설할 수 있는 자유업종으로 분류돼 있고 전반적인 관리실태를 책임있게 들여다 보고 있는 기관은 하나도 없다. 또 산후조리원의 시설 및 인력 기준과 위생관리 요건 등을 규정하고 있는 법령도 전무할 실정이다. 박문일 한양대 산부인과 교수는 "신생아는 감염위험이 매우 높고 신체적으로 불안정한 존재"라며 "산후조리원이 불결한데가 적잖고 문제가 생겼을때 산모들이 산후조리원만 믿고 너무 늦게 병원을 찾는 탓에 큰 사고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2일 오후 7시께 고양시 일산구 중산동 E산후조리원에서 하모씨(37.여.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생후 17일된 신생아(여)가 갑자기 입을 벌리고 거친 호흡을 해 일산백병원으로 옮겼으나 곧바로 숨졌다. 또 23일과 28일에도 산후조리원에 입원했던 신생아 두명이 이상한 증세를 보여 백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두 사망했다. 국립보건원은 일단 산후조리원의 위생관리 등에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31일 정밀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보건원 관계자는 "숨진 아기들의 부검 결과 선천성 기형이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패혈증은 없었으며 로타 바이러스 검사에서도 음성반응을 보였다"면서 "그러나 현재까지의 정황으로 봐서 어떤 형태로든 산후조리원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