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기업인 국순당과 배상면주가가 전혀 상반된 마케팅전략을 펼쳐 업계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백세주"와 "산사춘"으로 전통주업계를 이끌고 있는 국순당 배중호(48)사장과 배상면주가 배영호(42)사장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친형제사이. 특히 배영호사장은 지난 96년까지 국순당에서 직접 일했었기 때문에 두 회사의 직원들간에도 정서적 친밀감은 매우 높은 편이다. 그러나 이들 형제가 시장에 접근하는 방식은 여러모로 극히 대조적이다. 우선 광고전략을 살펴보자. 국순당은 최근 젊은층에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영화배우 송강호씨를 앞세워 20대후반∼30대초반의 남성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영화 '넘버3''JSA' 등을 통해 쌓인 송강호씨의 대중적인 이미지를 최대한 활용하자는 것"이라는 게 이 회사 황의룡 마케팅팀장의 설명이다. 반면 배상면주가는 30대초반의 여성을 대표하는 탤런트 이미연씨를 앞세워 젊은 커리어우먼들을 공략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한잔 할까,남자 빼고…'라는 광고카피에서 이같은 전략을 뚜렷이 읽을 수 있다. 국순당과는 달리 배상면주가는 산사춘을 비롯 활인18품,흑미주 등 다양한 제품구색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입맛 까다로운 여성들을 공략하는 게 보다 효과적이라는 계산이다. 두 회사의 프랜차이즈 전략도 판이하다. 먼저 프랜차이즈사업에 뛰어든 배상면주가는 동양적 분위기가 물씬 배어나는 고급 인테리어를 채용한 '배상면주가'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반해 이달 프랜차이즈 1호점인 '백세주마을'의 오픈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을 진행중인 국순당은 20대 이상이면 누구나 찾을 수 있는 대중적 선술집 이미지를 전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1호점 입지로 일반인들이 부담없이 만날 수 있는 신천,강남역 등을 꼽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두 회사의 마케팅 전략이 판이한 것은 전통약주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배상면주가의 경우 아직 매출액이 1백억원에 불과한 수준이다. 따라서 산사춘 등 자사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여 회사의 덩치를 키우는 게 급선무라는 설명이다. 반면 국순당은 올해 매출액 1천3백억원대를 바라보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이 시장 선두업체다. 따라서 전통약주에 아직 익숙지 않은 '술꾼'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여야 된다는 부담을 안고 있어 '대중'에게 어필하는 전략을 펼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