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령 버진제도와 마셜제도 등 투기성 단기자금의 근거지인 "조세피난처"(tax haven)로 부터 우리나라 외환시장에 유입되는 자금규모가 작년 이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경제부가 국회 재경위 소속 민주당 심규섭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인 직접투자액중 조세피난처에서 유입된 자금의 비율은 1999년 0.6%에서 지난해 19.6%,그리고 올들어 5월말까지는 55.5%로 급증했다. 지난 99년의 경우 조세피난처로 부터 들어온 투자액은 9천2백만달러로 외국인 총 직접투자액 1백55억4천1백만달러의 0.6%에 불과했다. 그러나 작년에는 그 규모가 전년대비 33배 폭증,외국인 직접투자액 1백56억9천만달러의 19.6%인 30억7천5백만달러에 달했다. 올해는 이같은 현상이 보다 심화돼 5월까지 조세피난처로 부터 국내에 유입된 자금규모는 지난한해 수준과 맞먹는 30억3천8백만달러에 이르렀다. 이에대해 심규섭 의원은 "외국인 투자확대란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하기에 앞서 우리나라 외환시장이 핫머니의 유출입 경유지로 악용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해서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다국적기업의 국제적인 탈세 문제와 핫머니를 통한 금융시장 교란 등에 대처하기 위해 모나코,몰디브,바하마 등 35개국을 조세피난처로 공식 선정했다. 윤기동 기자 yoonk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