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사업 '발빼는' 업체 많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IMT-2000(차세대 영상이동통신) 사업에 참여한 중소·벤처기업들이 자금사정이 나빠지자 대거 출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다.
특히 비동기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들 사이에서는 서비스 시기가 연기되는 등 사업성이 불투명해지면서 지분매각 움직임이 확산되는 추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의 IMT-2000법인인 KT아이컴과 SK IMT에는 지분을 처분할수 있는지 알아보려는 중소·벤처기업들이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정보통신부가 IMT-2000 서비스 개시전의 주주 변동을 원칙적으로 금하고 있어 지분철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당장 현금이 필요한 기업들은 주식을 장외시장에 내놓고 있다.
장외시장에는 현재 IMT 관련 주식만 수백억원어치가 매물로 나와 있다.
SK IMT에 5억원 가량 출자한 벤처기업 I사는 최근 자금난에 봉착해 지분을 철수키로 방침을 정했으나 SK IMT로부터 "어렵다"는 답변을 듣고 장외시장에 1만8천주를 내놓았다.
KT아이컴에 약 20억원(0.1% 지분)을 투자한 중견기업 C사도 IT(정보기술)시장 침체로 상반기에 적자를 기록하자 출자지분중 30%이상을 매각키로 했다.
장외시장에는 현재 SK IMT 주식은 공모가(2만6천6백67원)보다 6천원쯤 비싼 3만2천5백원선에,KT아이컴 주식은 공모가(1만8천원)를 약간 상회하는 1만9천∼2만원선에 매물로 나와 있다.
중소·벤처기업들이 IMT 지분철수에 잇따라 나서는 것은 올초 컨소시엄 지분출자 마감때만 해도 자금 여유가 있어 많게는 수십억원까지 출자했지만 상반기 경영실적이 부진해 자금사정이 나빠졌기 때문.
상용 서비스 시기가 불투명해짐에 따라 언제 이익을 낼지 예측하기 어려운 사업에 거액의 자금을 묶어놓지 않겠다는 속셈도 포함돼 있다.
SK IMT 관계자는 "지분 철수 요구가 많은 게 사실이지만 현재로선 들어줄 방법이 없다"며 "이 때문에 중소·벤처기업들은 IMT 사업권 허가가 나는대로 정통부에 지분매각이 가능하도록 조건을 완화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