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의 거친 파도와 싸우면서 몇 차례나 죽음의 고비를 맞았으나 이렇게 무사히 도착해 정말 기쁘며 곧 세계일주에 도전하겠습니다"
9일 오후 11시 길이 10?에 불과한 요트 '무궁화호'에 몸을 싣고 부산 수영요트경기장 선착장에 도착,한국인으로서는 두번째 태평양 단독 횡단에 성공한 김현곤(41·자영업·부산 강서구 미음동)씨는 마중나온 가족들을 끌어안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대한해협의 기상악화로 예정시간보다 4시간 늦게 부산에 도착한 김씨는 "캐나다 밴쿠버를 출항해 10일쯤 지나 초속 35노트의 강한 폭풍우를 만났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며 "무거운 짐을 배 밑으로 옮겨 무게중심을 잡아 겨우 살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항해 초기 폭풍우와 무더위로 돛대가 찢기고 식수탱크가 파손돼 바닷물을 식수로 만드는 워터 메이커를 3시간 가동해 겨우 5ℓ의 식수를 만들어 마시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김씨는 하와이에서 우리나라 참치잡이 선주협회로부터 무전기 등 각종 장비와 식량을 지원받았고 일본을 거쳐 부산까지 오면서 하루에 두 번씩 이들과 무전하면서 기상정보와 용기를 얻어 횡단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1백30일 만에 태평양을 단독으로 횡단한 김씨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이 열리기 전에 부산을 알리기 위해 세계일주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