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철 사장 > 한국통신(KT)은 지난 97년 IMF(국제통화기금)위기가 닥치기 직전 경영혁신에 시동을 걸었다. 음성통화사업이 사양길로 접어들고 통신시장 대외개방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이 덕분에 외환위기국면에서도 성장세를 지속하며 "글로벌 KT"를 추구할 수 있게 됐다. 한국통신은 97년 국내 공기업으로는 맨먼저 경영계약제를 도입,책임경영체제를 확립했다. 98년에는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연봉제를 실시해 성과 위주의 인사관리 틀을 마련했다. 또 미국 GE사의 워크아웃 미팅을 벤치마킹한 "PIN 실천모임"을 통해 80억원의 원가절감,2백20억원의 수익증대,2백50명의 인력절감 효과를 거두었다. 한국통신은 98년 창사후 처음으로 통화수익이 감소하는 위기를 맞았다. 민간 통신사업자들과의 경쟁,유선전화 중심의 사업구조가 갖는 한계가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됐다. 이 위기를 돌파하려면 지속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2년동안 1만5천명을 줄였다. 작년말 종업원수는 4만4천여명. 몸집을 줄여 "날씬한 공룡"으로 변신한 셈이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시외수동통화 등 9개 사업 철수,전보배달업무 외부위탁 등 전통적인 유선 관련 서비스를 과감히 철수하는 결정을 내렸다. 대신 데이터,무선사업 등 미래성장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유휴부동산도 매각해 9백45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고 99년말에 지난달에도 해외 주식예탁증서(DR)을 할증 발행,모두 50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했다. 한국통신은 지난해 10조3천억원의 매출을 기록,매출 10조원시대를 맞았다. 이 매출은 1년전에 비해 7.6% 증가한 규모다. 특히 데이터,인터넷 등 성장부문의 매출이 5조3천억원으로 34.7%나 늘어 밝은 앞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1백64% 늘어난 1조1백억원. 부채비율은 97년말 2백17%에서 1백%선으로 낮췄다. 한국통신은 완전 민영화를 1년 앞두고 근본적인 변신을 꾀하고 있다. 유선통신 무선통신 인터넷을 결합,"워킹 네트워크(The Walking Network)"를 구축함으로써 세계적인 종합통신회사로 도약하는 것을 장기 비전으로 정했다. 유.무선 통합시대를 맞아 KTF KT아이컴 등 이동통신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전화사업을 축소하고 e비즈니스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또 마케팅부문 네트워크부문 e비즈부문을 3대 축으로 삼아 경쟁력을 높이고 업무 효율화를 꾀하기로 했다. e비즈와 관련해서는 기업정보 인프라 고도화,전자상거래 솔루션 및 콘텐츠 유통 활성화,벤처기업 지원과 육성을 4대 전략과제로 선정해 적극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KT"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도 다지고 있다. 이상철 사장은 늘 "매출의 10%를 해외에서 올리자"고 부르짖는다. 현재 주목받고 있는 한국통신의 통신 서비스는 초고속인터넷. 한국통신이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이라고 알려지면서 일본 통신업체들이 노하우를 전수받으려고 줄을 서고 있다. "글로벌 KT"를 향한 진군은 이미 시작됐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