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은 생산 판매에서부터 재무 인사 기술 등에 이르기까지 기업경영과 관련된 모든 부문을 고객중심으로 재설계한 PI(Process Innovation:업무혁신)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2일 발표했다. 포철은 이날 포스코센터 영상회의실에서 유상부 회장 등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PI 신 시스템 가동식을 가졌다. '포스피아(POSPIA)'로 이름붙여진 이 시스템의 구축에는 2천억여원이 투입됐다. 포철은 포스피아의 가동으로 원재료 공급업체에서 고객(철강 구매업체)에 이르는 일련의 업무를 웹 기반에서 하나의 프로세스로 연결,이들과 윈 윈(Win Win)이 가능한 e비즈니스 체제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우선 고객은 종전에 비해 45일 먼저 철강제품의 구매가능 여부를 알 수 있으며 열연제품의 경우 주문 접수에서 제품 인수에 걸리는 시간이 30일에서 14일로 단축된다고 포철은 설명했다. 또 납기 응답시간은 2~3시간에서 6초 이내로 짧아지고 납기 적중률은 82.7%에서 95%로 향상되기 때문에 고객들은 보유재고를 30일에서 24일 이내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포철은 이 시스템 가동에 앞서 각종 업무의 표준화를 단행,19만여개의 유사하거나 중복된 회사 데이터 항목들을 4만3천여개로 줄였고 포항과 광양 제철소에서 각각 달리 사용해 59만여개나 되던 구매 품목수도 28만개로 축소했다. 경영효율 향상을 위해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ERP 등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업무혁신을 추진하고 있으나 대부분 재무 구매 등 일부 분야에 대해서만 적용하고 있으며 포철처럼 전사적인 업무혁신 체제를 도입한 곳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철의 유 회장은 "PI는 복잡한 조직과 비효율적인 업무관행,제도를 완전히 뜯어고쳐 회사 전부문을 원점에서 새로 출발시키는 빅뱅(Big Bang)식 기업관리시스템"이라며 "단순한 업무혁신시스템 차원을 넘어 민영화된 포철을 대대적으로 개혁(POSCO Innovation)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철의 컨설팅을 맡은 PwC는 이 회사가 PI시스템 구축으로 앞으로 10년간 4조7천억원의 기업가치 제고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