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의 디펜드라(30) 왕세자가 지난 1일 밤 나라얀히티 왕궁에서 자동소총을 난사해 비렌드라(55) 국왕 내외 등 일가 8명이 숨지고 본인도 자살을 기도, 중태에 빠지는 대참극이 일어났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왕세자는 이날 오후 10시40분께 왕족 정례 만찬 도중 만취한 상태에서 총격을 가해 국왕과 아이스와랴(51) 왕비,니라잔(22) 왕자, 쉬루티(24) 공주, 국왕의 조카 자얀티 샤흐 공주,국왕의 남매인 샤라다샤흐 공주 부부, 샨티 싱흐 공주 등 8명을 숨지게 했다. 왕세자는 뇌사상태에 빠졌으며 쉬루티 공주의 남편과 갸넨드라 왕자의 부인, 국왕의 막내 동생 등은 군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건의 진상에 대한 공식발표는 나오지 않았으나 왕세자의 혼사 문제로 인한 왕실 일가의 알력이 이번 참극의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왕실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국가평의회는 2일 긴급회의를 소집, 디펜드라 왕세자를 새 국왕으로 옹립했다. 그러나 왕세자가 의학상 사망상태로 군병원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지하고 있어 비렌드라 국왕의 동생 갸넨드라 왕자가 섭정을 맡게 된다. 네팔 국교인 힌두교 의식에 따라 국왕 내외와 니라잔 왕자 등 3명의 장례식이 2일 카트만두에서 수만명의 추모 행렬이 운집된 가운데 거행됐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