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종이 없는 사무실을 만들 것이라는 앨빈 토플러의 예상이 빗나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캐나다 제지회사들이 사상 유례 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며 이는 컴퓨터 프린터 복사기 등 사무기기의 보급 확대로 오히려 사무실과 가정에서 종이 수요가 더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컴퓨터가 종이 없는 사무실을 만드는 게 아니라 종이가 ''더 필요한'' 사무실을 만들고 있다는 것.

세계 최대의 펄프 수출국인 캐나다 제지 업계의 매출은 지난 10년간 두배로 뛰었다.

지난해의 경우 1999년보다 14% 증가한 3백만t을 수출했다.

캐나다의 제지회사들은 앞으로 5년간 매출이 다시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컴퓨터가 일반화되면서 프린터가 크게 늘어난 것이 종이 수요 급증의 최대 요인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프린터 팩스 복사기 등 각종 사무기기는 10년전에 비해 15~20배로 늘어났다.

사무기계가 많이 팔린 만큼 거기에 사용되는 종이도 더 많이 팔릴 수밖에 없다.

휴렛팩커드(HP)에 따르면 전세계 HP프린터에서 뽑아내는 종이만도 1년에 1조2천억장에 이른다.

또 사람들은 컴퓨터로 작업한 내용이나 웹사이트 e메일에서 확인한 부분을 인쇄해서 보관하길 좋아한다.

종이에 인쇄하면 내용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보편화되고 있는 e메일의 경우 종이 사용량을 줄이기보다 40% 가량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이 사무용도로 주고 받은 e메일을 모두 문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으로 신문을 보는 사람 중 상당수도 기사를 종이로 출력,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캐나다제지협회는 인터넷 뉴스 인쇄를 위해 해마다 1백20만?의 종이가 추가로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에서도 종이 수요가 급증, 이 지역 최대 수출국인 호주를 즐겁게 하고 있다.

호주 제지회사들은 지난 5년간 1백% 이상 매출이 증가했으며 앞으로 5년간도 5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의 경우 정보통신산업 발달에 따른 사무용지 수요 이외에 중국의 문맹률 저하로 인한 도서용 종이 수요가 예상된다.

윤승아 기자 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