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훈 인텔리코리아 대표는 CAD프로그램인 "인텔리CAD"를 최초로 개발해 국산화에 성공했다.

컴퓨터로 도면을 설계하는 CAD는 그동안 국내 기술 수준이 낙후돼 미국에서 수입하는 프로그램에만 의존해 왔다.

CAD프로그램 CD 1장을 수입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34대를 수출해 버는 이익을 해외업체에 지불해야 한다.

박 대표는 이 프로그램을 국내 최초로 국산화하는데 성공해 수입대체효과는 물론 현재 일본 코스모전자에 50만달러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국내 대기업에서도 개발하지 못한 CAD 프로그램을 초저가인 60만원에 개발하는 등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오토캐드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95%에 달하는 상황에서 생소한 국산 캐드 제품 하나만으로 겁없이 출사표를 던질 수 있었던 데에는 인텔리코리아 박 대표의 남다른 각오와 의지가 한몫 했다.

"수입 프로그램만을 공급하다보니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더군요.

가격도 만만치 않아 많은 사람들이 불법복제품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CAD엔진의 국산화 필요성은 더욱 절실했습니다."

박 대표의 말처럼 대부분 고가의 수입 CAD프로그램을 들여다 써야 하는 상황에서 제품의 국산화 작업은 절대적으로 시급한 과제였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국산 CAD 시장이었지만 하드웨어를 포함하여 해마다 수천억원 규모에 이르는 국내 시장을 외국업체들에게 고스란히 내준다는 것이 박 대표로서는 참으로 답답한 일이었다.

인텔리코리아의 궁극적인 목표는 한국 시장이 아니라 세계 시장이다.

내년 6~7월 중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2~3년 안에 인텔리CAD를 한국 최고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겠다는 각오다.

인텔리코리아는 인텔리CAD 공급단가가 워낙 낮아 자체적인 소프트웨어 매출은 연간 30억(올해 대리점 출고가 기준)에 불과하지만 협력업체들의 현 매출액은 일부 하드웨어를 포함하여 1백85억원 정도.

그 중에서 CAD 프로그램 매출은 60억 정도(협력사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내년까지 소프트웨어 매출액을 1백20억원 규모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코스닥 상장을 위한 준비도 진행중이다.

"서두르다 보면 어딘가 하자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코스닥에 들어가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일해 회사가 튼튼해지고 단단해지면 코스닥 상장은 자연적으로 이루어지게 돼 있다"는게 박 대표의 준비론이다.

이와 함께 견실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협력사와 고객 서로간의 신뢰와 신용이 있어야 하고 업계 일부의 도덕적 해이를 없애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진정으로 고객들을 감동시키기 위해 열심히 일할 것입니다. 아직 저희 제품을 모르는,혹은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들이 많지만 결국 그들 모두가 저희들에게는 잠재된 고객들인 셈이며 그만큼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는게 그의 신념이다.

안상욱기자 sangw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