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나면 그 다음 달로 회사폐쇄"

텔레트론INC(www.teletron.co.kr)의 정재성(41)사장은 이같은 "벼랑끝 경영" 방침으로 회사를 끈질긴 생명을 지닌 잡초같이 키워왔다.

"필드에서 살고 필드에서 죽는다"는 그의 신조를 회사의 경영철학으로 이식시켰다.

시장을 정확히 보고 신속히 결정하며 한번 결정된 사항은 반드시 실행한다는게 정 사장의 기본 생각이다.

그래서 회사의 경영이념도 "기화계"(Active,Communication,Planning)다.

역동적이면서 고객과의 의사소통을 명확히 하고 시장을 정확히 본 뒤 계획해서 일하자는 의미로 지은 말이다.

근로자에 대한 그의 자세는 "역지사지"다.

자신도 근로자 출신이라 사장이 해주길 바라던 점을 늘 생각한다.

말하자면 "근로자 같은 오너,오너같은 근로자"라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정 사장은 지난해 6백20억원의 매출을 이룬 중견기업으로 회사를 키우면서도 금융기관에서 차입금을 한푼도 빌려쓰지 않았다.

말은 벤처기업이지만 아직 "관제"벤처인증과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더구나 남들이 다 하는 벤처캐피털투자도 한푼 받지 않았다.

영업으로 돈을 버는 회사를 만들었다.

자본금 10억원에 올해 1천억원대의 매출을 바라보지만 아직 코스닥등록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투자할 게 많이 없고 투자할 자금을 충분히 버는데 왜 남의 돈을 받아 부담을 지느냐"는 것이다.

정 사장은 지난8년간 IT영업만 해왔다.

ENC코리아를 거쳐 무역상사의 홍콩지사장을 거쳤다.

스스로를 "타고난 마케터"라고 부른다.

화려한 학력도 배경도 없다.

오직 영업을 하면서 시장을 배웠고 여기서 고객만족을 체감했다.

스스로를 "고객에게 이익을 주는 마케터"로 규정지었다.

"최선의 노력을 하면 고객은 나를 알아준다"고 그는 믿고 있다.

그의 인생관이 "최선을 다하자"인 것도 이런 그의 신념을 뒷받침한다.

정 사장은 "고객과 장기적 안목으로 관계를 맺어왔다"고 밝혔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 고객에게 거짓말을 하는 사람을 싫어한다.

정 사장은 국내영업에 머무는 "순수 내수용"과는 거리가 멀다.

해외시장에 대한 예민한 감각을 갖춘 국제마케터다.

그의 영업대상이 시스코 노텔 등 세계적 IT업체의 벤더들이기 때문에 세계시장에서 IT기술과 수요의 변화를 누구보다 빨리 파악하고 있다.

그래서 회사의 방향을 "해외시장 마케팅 전문회사"로 포지션닝했다.

그동안 근거리 통신망과 광대역통신망 등 솔루션 공급을 해왔고 최근에는 인터넷 초고속 네트워크및 광대역주파수통신 인프라 구축업체로 자리매김했다.

3년전부터 통신장비시장에 대한 정확한 예측으로 xDSL사업을 해와 이런 역량을 구축할 수 있다고 그는 믿고 있다.

정 사장은 그동안 충분히 익힌 시장감각을 앞세워 해외시장 마케팅전문회사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안상욱기자 sangw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