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 최고위원에 대한 2선 퇴진 주장으로 촉발된 민주당의 내홍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지도부가 갈등의 확산을 막기 위해 진화에 나섰으나 권 위원측이 2선 퇴진 주장에 대한 역공에 나서 갈등양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당 총재인 김대중 대통령은 6일 청와대 주례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이 문제에 대해 침묵했다.

다만 김 대통령은 "예산과 민생개혁법안을 잘 마무리한 뒤 당정관련문제를 다시 논의하겠다"고만 했다.

더이상 당내 분란을 만들지 말고 정기국회에 전념하라는 일종의 경고 메시지로 분석된다.

◆ 파문전개 상황 =권 위원측은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각오로 ''음모론''을 제기하며 반격에 나섰다.

권 위원은 "날조된 악성유언비어를 가지고 이야기했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권 위원은 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신의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권 위원측의 이훈평 의원은 이날 "증거도 없이 공격하는 것은 한나라당의 주장을 받아서 공격하는 한나라당 2중대가 되는 격"이라고 흥분했다.

그는 "몇사람이 다니면서 문제를 증폭시키고 있다"며 배후설을 제기했다.

한화갑 최고위원측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정동영 최고위원도 물러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 위원은 "나는 최고위원직과 의원직에 연연하지 않으며 모든 것을 버리겠다는 심정으로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 위원측으로부터 배후로 의심을 받고 있는 한 위원은 오해를 불식하려는 듯 6일로 예정된 출국일정을 하루 앞당겨 5일 일본으로 떠났다.

◆ 갈등의 본질과 수습노력 =갈등의 본질은 차기구도와 맞물려 있다.

동교동계의 일정한 세를 확보하고 있어 차기구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 위원이 이인제 최고위원과 연대를 모색하고 있는데 따른 차기주자들의 견제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것이다.

파워게임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같은 연유에서다.

여권은 더이상 파문이 확산될 경우 통제불능의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권 위원의 퇴진없이 사태를 봉합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