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격 ''백 오피스'' 서비스 ]

인도 델리의 서남쪽 접경에 위치한 신흥 위성도시 구루가온.

인도의 관문인 간디 국제공항과 10분 거리에 있는 이곳 IT(정보기술) 단지내 GE캐피털 콜센터 주차장은 저녁 무렵만 되면 출근하는 직원들로 북적거린다.

하루 24시간 가동되긴 하지만 본격적인 업무는 인도의 밤 시간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3천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밤에 나와 주로 하는 일은 미국에 있는 GE캐피털 고객들과의 전화를 통한 금융 상담.

인도와 미국간 12시간 내외의 시차를 이용한 것으로 잠자리에서 막 일어난 미국 현지 고객에게 신용카드 체납사실을 알려주는가 하면 대출및 보험 관련 민원도 처리한다.

"미국과 전용회선으로 연결돼 있어 미국 고객들은 인도 상담원과 대화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라마츠드란 인도IT협회 사무총장)

미국의 대표적 다국적기업 제너럴 일렉트릭(GE) 계열사인 GE캐피털이 이같이 먼 나라인 인도에 초대형 콜센터를 두고 있는 있는 이유는 단 하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글로벌 아웃소싱(자원조달)''이다.

"1인당 연봉이 3천달러 내외로 미국의 6분의 1 수준"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GE캐피털 콜센터는 세계 다국적 그룹및 정보통신 기업들의 ''원격 백오피스(Backoffice.업무지원 센터)''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 IT응용서비스 산업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인도 IT산업의 핵심이 고급두뇌를 이용한 소프트웨어(SW) 개발이라면 IT 응용(enabled)서비스는 저임금의 풍부한 노동력을 활용,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콜센터를 비롯 원격 보험민원처리, 통계및 회계관리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미 "응용서비스 시장 규모가 지난해 5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오는 2008년엔 17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게 인도 정부의 전망이다.

최근 인터넷의 발전과 함께 인도의 백오피스 서비스는 고부가 파생 서비스로 변해가는 양상이다.

IT운영 노하우와 기존 오프라인 기술이 접목되고 있다.

인도 최대 항구도시 뭄바이의 도시기능을 분산시키기 위해 새롭게 조성되고 있는 신도시 나비(新)뭄바이내 국제 정보기술단지(IIP).

이곳 3층에 자리잡은 트랙메일이 대표적인 예다.

캐나다 인터넷업체인 웹헬프 사이트에서 일어나는 전세계 네티즌들의 모든 자료 검색이나 채팅은 트랙메일 시스템을 거친다.

자체 검색기능을 갖춰 놓은 뒤 인터넷 쇼핑때 확인 메일 등 수작업이 필요한 일은 모두 이곳에서 이뤄진다.

트랙메일이 이같은 백오피스 역할을 대행해 주는 업체만도 미국 유럽 등에 10여개사가 있다.

이를 위해 "2백40여명의 직원을 3교대로 해 24시간 가동하고 있다"(칼 쿠퍼 기술담당 최고임원)

델리 시내에 있는 세계적인 다국적 건설회사인 벡텔은 건축및 토목 설계 도면을 인도에서 작성, 전세계 지사에 보내준다.

5백여명의 인도 설계전문요원을 두고 세계 각지에서 수주한 건설 공사 도면을 CAD(컴퓨터를 이용한 설계)로 그려 인터넷으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이밖에 미국의 카드회사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영국의 항공사인 브리티시에어웨이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백오피스 센터를 인도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같은 인도의 백오피스 기능은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값싼 인력이 많기 때문에 가능하다.

"적어도 2억명 이상이 영어가 가능하며 이들 대부분이 대학수준의 교육을 받아 기업의 웬만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구르팔 싱 잡스어헤드 부사장).

이에따라 "컴퓨터 영어 등에 대해 기본 4주 정도만 교육시키면 바로 현업에 투입할 수 있다"고 트랙메일의 자리르 미스트리 부사장은 밝혔다.

시장이 현재 수준으로만 발전한다면 "오는 2008년께 IT 응용서비스 분야에서만 인도에서 1백만명이상의 고용이 일어날 것"(드왕 메타 인도IT협회 부회장)으로 예상된다.

구루가온 뭄바이=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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