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로 인한 후유증을 앓다가 목숨을 스스로 끊은 것도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연이어 나왔다.

서울 행정법원 행정1단독 박해식 판사는 12일 광원으로 20년간 일하다가 진폐증에 걸린 뒤 정신분열증 등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리다 자살한 석모씨의 부인 김모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금 부지급처분 취소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망인의 자살은 회복불가능한 진폐증으로 인한 비관과 장기간 투병 생활로 말미암은 신경쇠약 등 후유증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며 "따라서 진폐증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볼수 있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서울행정법원은 건물 신축공사 현장에서 추락 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상태가 되자 이를 비관해 자살한 이모씨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등 부지급처분 취소청구소송에서도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