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AA(서울패션아티스트협의회)컬렉션,KFDA(한국패션협회)등 상반기중 잇따라 계속된 각종 대형 패션 행사가 9일 뉴웨이브 컬렉션을 끝으로 일단 막을 내렸다.

국내 패션계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들이 참가한 이번 대형 패션쇼에서는 "2000년 F/W(가을 겨울)유행스타일"이 제시됐다.

패션쇼는 현재의 문화와 트렌드에 디자이너들의 개성이 혼합된 형태로 연출되지만 몇가지 공통된 요소가 있다.

올해의 경우 빨강색과 모피,몽골 분위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바로 올해 추동패션의 키워드이자 확실한 유행아이템인 셈이다.


<>몽골리언

몇해전부터 오리엔털리즘이 패션계의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처음에는 중국의 윤기나는 산뚱비단과 빨강 노랑 초록색깔들,그 다음은 일본식의 절제된 젠스타일이 유행했으며 올해는 인도의 민속풍에 영향을 받아 청바지에 구슬과 스팽글이 잔뜩 달리기도 했다.

패션디자이너들이 이번 추동복을 준비하면서 눈을 돌린 곳은 몽골 초원이다.

천연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소재와 투박하고 거칠면서도 둥근 선을 그리는 실루엣,굵게 짠 니트,두툼하고 따뜻한 펠트(양모를 두드려 만든 천) 등이 눈에 띈다.

디자이너 진태옥,지춘희 컬렉션 등 많은 디자이너들이 몽고 전통의상에서 따온 듯한 옷을 패션쇼 무대에 선보였다.

모델들의 헤어스타일도 소박하게 양갈래로 땋거나 묶은 머리가 주류를 이뤘다.

앞서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컬렉션에서도 에스키모를 주제로 삼은 의상이 발표되는 등 아직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지역에 대한 향수가 21세기 디자이너들의 주된 모티브가 되고 있다.


<>모피 붐

옷을 만드는 소재중 올 겨울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모피다.

거의 모든 디자이너들이 모피패션을 무대에 올렸다.

목도리나 숄은 물론 허리선에 오는 짧은 재킷부터 발목까지의 롱코트까지 다양한 길이와 스타일의 모피옷을 내놓았다.

색깔도 다채로워졌다.

또 예년에는 볼 수 없었던 모피 치마와 바지 모자 등이 쇼를 장식하기도 했다.

이같은 모피붐은 세계적인 트렌드인 럭셔리(Luxury)룩,몽골,자연 등의 테마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60~70년대 리바이벌

올해도 역시 과거의 실루엣을 현대적으로 재창조해낸 디자인이 지배적이다.

손정완은 A라인 짧은 재킷이나 칠부 블라우스,판탈롱 바지,무릎길이 치마 등으로 심플한 60년대식 멋을 보여줬다.

루비나는 20-30년 전 모직코트의 단골소재로 쓰여던 갈색의 헤링본과 트위드소재를 이용해 고전적인 이미지를 재현해냈다.

70년대 록가수처럼 화려한 의상도 내놨다.

박윤수올스타일은 히피룩이 올 추동패션의 주역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원색천을 패치워크해 손으로 만든 가방과 옷핀이 달린 벨트등 액세서리가 자유로운 히피정신을 대변했다.

<>레드열풍

갈색 검정 초록 등 여러가지 컬러가 컬렉션에 등장했지만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빨강색이다.

피색깔의 선명한 빨강부터 포도주색 다홍색 진홍색 등 다양한 레드버전이 쇼에 나왔다.

새빨간 밍크롱코트와 목도리,빨강 가죽재킷,단정한 붉은색 구두,갈색에 가까운 와인색 카우보이부츠 등.

도발적이고 섹시한 느낌을 주는 이 색상은 올 추동 여성패션의 주제가 무엇인지를 잘 말해준다.

<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