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24일 청와대에서 이한동 총리서리와 배석자 없이 조찬회동을 가졌다.

청와대와 총리실은 두 사람의 대화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총리서리 취임을 축하하기 위한 의례적인 자리이기 때문에 대화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총리서리가 취임한뒤 첫 회동이라는 점에서 경제정책과 공동여당간 공조문제, 정치개혁, 남북정상회담 등에 대한 깊숙한 얘기가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부부동반으로 예정돼 있다가 갑작스럽게 단독 회동으로 바뀐 것도 두 사람만의 "중요한 얘기"를 위한 시간을 갖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청와대 주변에선 두 사람간 첫번째 주제는 민주당과 자민련간의 공조복원 문제였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현재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는 공조복원에 대해서 확실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

따라서 두 사람은 김 대통령과 김 명예총재가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기 전에 만나 초당적 협력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을 가능성이 높다.

일부에서는 공동정부의 완전복원을 위한 후속 조치들이 검토됐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와관련, 남궁진 청와대 정무수석은 "나라의 장래와 국정을 위해서 김 대통령과 김 명예총재의 회동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해 DJP 회동이 다각도로 추진되고 있음을 암시했다.

두 사람은 또 발등에 떨어진 "제2금융위기설" 등 경제문제에 대해서도 깊은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재의 거시경제지표가 나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금융 주식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우려하고 범정부 차원에서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방안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통령은 이 총리서리에게 무역수지 흑자폭 감소와 금융불안 등 시급한 현안을 해결하는데 각별히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